참 -요리꾸리한 기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해도 힘이 나지 않고, 뭘먹어도 만족스럽지 않고,
초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공원을 걷고 있는데 그 사람이 저 멀리 벤치에 앉아있다.
원더랜드에서 온 나의 소년. 참 , 오래만이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뭉클하다.
"안녕"
"안녕"
고개를 들수 없어 땅만 쳐다보고 있으니, 갑자기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뭔가 싶어 얼굴을 들었더니, 그 사람은 웃고 있다.
그리곤, 손을 잡더니 이제부터 다 욕해. 라고 말한다.
역시, 어쩔수 없는 원더랜드 소년이라고 생각한다.
한 10분간을 조잘조잘 욕하기 시작했다. 뭐는 어떻고 , 이건 이렇고 , 그렇지 않냐? 했더니. 잘도 대꾸해주면서 자신이 더 욕한다.
고마운 사람.
"이제 그만- 고마워"
그 사람은 날 다시 빤히 쳐다보더니 장난기 어린 얼굴로 웃는다.
처음 단상에서 춤을 추던 그의 모습이 생각났다.
사람들과 장난을 치며 춤을 추던 그의 모습을 보며 "참 재밌는 사람, 귀여운 사람" 이라고 생각했다.
" 지금 춤 춰봐-. 빨리. "
애처롭게 날 쳐다보고 있는 그를 보니 더 더욱 보고싶어졌다.
"빨리, 그거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질것 같단 말이야."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더니, 웃기지도 않은 춤을 추기시작하더니.금새 다시 애처로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정말 배꼽이 빠질만큼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왜 이제야 나타났니?"
"미안해"
"이제 돌아온거야?"
"아직- 다시 돌아가야돼. 잠깐 널 보러 왔어"
그냥 멋쩍은 미소로 서로를 쳐다보기만 할뿐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한동안 그렇게 서로의 몸을 기댄채 앉아 있는다.
바람을 타고 긴 침묵이 흘렀다. 그사람의 온기와 떨리는 손의 힘과 마음이 들려오는듯 했다.
'너 '냉정과 열정사이"봤니?'
'응. 당연하지, 내가 좋아하는 영화잖아. 바보. 내가 그렇게 애기했는데. '
'그렇구나. '
침묵이 흘렀다.
'둘이 정말 다시 만나더라. '
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긴 침묵이 다시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