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한국의 파이터들에 대해서 비평했었다. 비평의 요지는 한국의 파이터들은 k-1처럼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의지는 강하지만 일단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실력을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k-1에 최초로 진출한 선수는 김욱종 선수이다. 누군지 가물가물할 것이다. 올드 팬들도 쉽게 기억하지 못할뿐더러 그다지 활약도 신통하지 못했었다. 90년대 중반에 k-1에 진출해서 일본파이터에게 패한 후 뇌리에서 사라졌다.)
당시 까페의 많은 이들이 이 글에 공감했었다. 김민수선수가 밥샙에게 패하는 등 침체된 분위기를 방증이라도 하듯이 많은 이들이 한국선수들의 하부리그에서의 경험을 요구했다. 물론 슈퍼코리안 4인방의 기량 뿐 아니라 추성훈선수같은 명파이터를 보유한 시점에서는 거부하고 싶은 칼럼일 것이지만 당시에는 일리있는 말이었다.
이럴 때 한국선수들에게 모범이고 표본이 되었던 선수가 데니스강이다. 데니스강의 베이스는 주짓수이다. 주짓수 검은띠. 이 하나로만 봐도 상당한 실력파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데니스강은 그에 머무르지 않았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유술대회 뿐 아니라 러시아의 m-1토너먼트 등 여러 단체에서 실력을 쌓아온 선수가 데니스강이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한국의 스피릿엠씨에서 결실을 맺어서 챔피언을 차지한 선수가 바로 데니스강이다.
오바다카히로같은 경기는 애초에 승리가 예상되었던 경기라서 적히 할말이 없지만, 세미노프는 경우가 다르다. 레드 데빌이라는 명함 하나만 가지고도 대략 실력이 짐작 갈 것이다. 게다가 m-1토너먼트에서 활약한 선수아닌가? 세미노프와의 경기를 보면 데니스강의 뛰어난 타격센스외에도 경기 경험에서 우러난 위기에 대한 대처등이 많이 눈에 띈다. 세미노프가 강력하게 타격으로 밀어붙혀서 상황이 안 좋을때 사이드 스텝이나 테익 다운을 노리는 모습 등이 이를 증명한다.
마크 위어와의 오늘 경기. 밝혀진 대로 타격의 마술사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위어.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경기가 있다. ufc대회에서의 유진 잭슨과의 조우이다.(오늘 김대환 해설이 소개했다시피) 10초만에 거둔 ko승을 거두었는데 당시에 유진 잭슨은 뛰어난 타격가로서 ufc에서 활동하던 중이었다. 당시에 분위기도 좋아서 승률이라던가 타격감에서 결코 뒤질 것이 없던 유진 잭슨을 마크 위어는 1합만에 요절내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돌격해서 타격을 퍼부어서 눈돌릴틈없이 경기를 끝내버리는 위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데니스강이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경기를 끌어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무식하다는 증거는 아닐까?
데니스강은 여러 리그를 경험한 선수이다. 자신보다 타격에 뛰어난 선수, 그라운드에서 자신있는 선수 등 여러 선수를 접했다. 즉 타격가와 경기를 앞두고서 연습한 타격의 성과는 꾸준히 이루어진 것이다. 몇 년전에 k-1룰로 경기해서 카오클라이의 러키 펀치 한 방에 그대로 ko당하던 데니스강의 모습은 옛날일인 것이다. 그동안 연습의 성과로 타격시 턱은 얼마나 당겨졌으며, 훅공격의 각도역시 더욱 매서워지지 않았는가?
오늘 경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오바와의 경기, 세미노프와의 경기와는 또다른 매력이다. 바로 데니스강의 승부근성이라고나 할까?
경기시작 유진 잭슨을 박살냈던 기세로 돌격하는 마크 위어의 공격이 들어맞았다. 개인적으로 아니 데니스강의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긴장했을까? 그런데 해답은 테익다운이 아니었다. 마치 화난 사람처럼 맞받아치는 데니스강의 모습이 얼마나 멋졌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핸드스피드를 비롯한 타격센스가 세미노프때보다 향상된 것 같았다. 세미노프때는 타격실력자체는 세미노프가 우수했지만 데니스강의 바디워크가 돋보였었던 것에 반해서 오늘의 승부는 타격에서 난 것 같다. 특히 극초반에 강력한 위어의 공격을 자신있게 타격으로 되받아쳐서 결국 ko를 받아내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데니스강은 오늘 경기를 통해서 부상의 굴레를 벗어나서 한 발짝 더 파이터로서의 입지를 굳힌 것 같은 느낌이다.
여러무대를 통해 얻은 경험과 실력파 주짓수 수련자. 거기에 급격한 향상을 보이는 타격능력. 데니스강의 행보는 더욱더 주목을 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