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 걸까요?
저런 녀석이라면 내 여동생을 맡길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성실하고 착한 상후는
평생 여자 친구 사귀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고,
만약 여 동생이 그런 녀석을 사귄다고 하면,
몇날며칠 도시락 싸들고 말리러 다니고 싶은 형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여자 친구가 바뀌고...
남자가 보는 남자와 여자가 보는 남자 사이엔
왜 이렇게 넓은 강이 흐르는 걸까요?
나와 상후와 형우는 삼총사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랬어요.
늘 형우만 인기가 있었습니다.
셋이서 같이 여자 애들을 만나면 돈은 내가 다 쓰고,
가방 들어주고 물 떠다주는 건 상후가 다 하고,
형우는 늘 짓궂게 장난이나 치고,
말끝마다 틱틱거리기나 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보면 세 여자가 동시에 찍는 건 형우였습니다.
형우가 귀엽고 재밌다나요.
사실 상후와 둘이서 형우에 대해 연구를 한 적도 있어요.
약간 건방지게 앉아있는 폼도 따라해 보고,
은근슬쩍 잘난 척 하는 귀여운 말투도 흉내 내 보고..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우리 둘 다 내심 형우가 부러웠거든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여자 친구 한 번 사귀지 못하는 내가 얼마나 딱해보였으면
며칠 전엔 여동생이 소개팅을 주선 해 줬습니다.
무슨 베이커리에 다니는 친구인데, 한 번 만나보라구요.
혹시 친구가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으니까
자기 오빠라는 얘기는 안하겠다고..
나중에 마음에 들어 하면 그때 밝히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너무 소심하게 굴지 말고
잘난 척도 살짝 하고 그러라고 귀 뜸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역 효과가 난 것 같아요.
내 얘기를 듣는 그녀의 표정이 딱딱한 바게트 같았거든요.
사실 나도 모르게 어설프게 형우 흉내를 냈던 것 같습니다.
여동생인 미선이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어떡하지?
내 친구가 지금은 누굴 사귈 마음의 여유가 없다네..
근데 형우 오빠는 요즘 바빠? 자주 안 만나는 것 같네]
아마 형우 녀석이라면 얘기가 달라졌겠죠.
근데, 미선이가 왜 요즘 부쩍 형우 안부를 궁금해 할까요?
혹시..? 안되죠, 절대 내 여동생은 안 되죠.
그런 바람둥이 녀석한테..
내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줄 순 없습니다.
근데 남자로서 형우가 부러운 건 사실이네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연애에도 기술이 필요한 거라고,
기술을 연마하는 노력이 연애에도 필요한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