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은 도대체 몇 번째 슬픔의 도시였을까...
태어나서부터 줄곧,
슬픔의 도시만을 통과해온 느낌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번번이, 먼 길을 힘겹게 걸어 도달하는 곳이
슬픔의 도시들인지, 나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어디에라도 서둘러 도착하고 싶어진다.
도착만 하면,
이번에는 좀더 나은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예상은 언제나 빗나갔다.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 하는 것은
내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들은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나서,
기다려다는 듯이 스윽, 하고 나를 빨아들인다.
나는 그저 빨려 들어갈 뿐이다.
오랜 여행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 있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는 나을 수도 있어, 하고
도시가 나를 끌어가는 대로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좀더 나은 곳까지 가고 싶다.
제대로 된 곳에서 살고 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
- 황경신의 한뼘 스토리「CHOCOLATE POST OFFICE」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