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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도시

백지현 |2006.05.29 20:30
조회 40 |추천 0


그것은 도대체 몇 번째 슬픔의 도시였을까...

 

태어나서부터 줄곧,

 

슬픔의 도시만을 통과해온 느낌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번번이, 먼 길을 힘겹게 걸어 도달하는 곳이

 

슬픔의 도시들인지, 나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어디에라도 서둘러 도착하고 싶어진다.

 

도착만 하면,

 

이번에는 좀더 나은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예상은 언제나 빗나갔다.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 하는 것은

 

내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들은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나서,

 

기다려다는 듯이 스윽, 하고 나를 빨아들인다.

 

나는 그저 빨려 들어갈 뿐이다.

 

오랜 여행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 있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는 나을 수도 있어, 하고

 

도시가 나를 끌어가는 대로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좀더 나은 곳까지 가고 싶다.

 

제대로 된 곳에서 살고 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

 

 


 

 - 황경신의 한뼘 스토리「CHOCOLATE POST OFFICE」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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