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지긋지긋한 삶이란 녀석은
나에게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일까?
정말 이대로 습관처럼 덕지덕지 눌러붙어있는
이 일상이라는 가소로운 녀석을 마주하며 무작정 살아나간다는게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까뮈는 묻고있다.
과연 인생은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가?
결국 그 극단의 끝에서 심연의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것은
과연 자살밖에는 없는 것인가? 하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일상의 가소로움...
당연한듯 지내왔던 이 세계가 갑자기 낮설어지고 결국 너와 나, 내 스스로조차도 낮설어질 때,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것이고는 죽음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심연 밖에 없는 이러한 삶을
과연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끝장내지 않고 계속 붙들고 나아가야 할만한 이유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까뮈는 대답한다.
가치는 필요없다고
그래도 살아가야 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이 불합리하고 받아들일 수 없으리만치 낮설기만한 이 세계와
어찌할수 없는 절실함으로 한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듯
이 세계의 의미를 집요하게 물어보는 나의 이 명증함에의 갈구
그 양자를 비틀어 옭아매고 있는 부조리 그 자체가 있기에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살아나가야만 하는 것이라고....
부조리한 삶,
즉 나의 바람과는 항상 엇갈려있는 삶이기에
더더욱 살아가야만 한다고 까뮈는 말한다
이 세계와 나와의 유일한 관계가 부조리란 것
그것이 정녕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진실임을 인정한다면
결국 산다는 것은 부조리한 이 세계를 온몸으로 껴안고
물 한방울 없는 사막에서 비록 홀로 서있을 뿐일 지라도
항상 눈감지 않을 명증함으로 묵묵히 나에게 주어진 투사의 길을 걸어나가는 것일 뿐이라고....
두눈을 독바로 뜨고 항상 나를 거부하는 이 세계의 두터운 낮설음의 벽을 똑바로 응시하며,
종착지에는 항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머리 속에 깊이 새기고 있기에 무한히 자유로운 정신의 기막힌 열정을 온몸으로 불살으며
이 거대한 삶이라는 심연의 불구덩이 속에서 꿋꿋이 살아나가야만 하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그것마저도 견디어낼 용기가 없다면
그리고 자신이 진리라고 믿는 것을 그 극단까지 쉼 없이 밀고 나갈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결국 우리에게 주어질 것은 자살 밖에는 없다고 까뮈는 말한다.
환상과 부질없는 희망으로의 도피인 철학적 자살이거나
부조리 자체를 일소에 해결해 버릴수 있는 유일한 방법 육체적인 자살 뿐이라고.....
더이상 살아 숨쉬지 않는 정신과 육체에게
하물며 부조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떻게해야 의미있는 삶을 사느냐 하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순간의 삶의 기쁨과 환의에 충실하고
내일의 단죄를 피하려 하지 않으며 담담히 받아들이는 돈 주앙처럼,
항상 부질없이 스러져 잊혀져 버릴 운명일 수 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혼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위해 몸을 사르는 이름 없는 배우들처럼,
그리고 결국 최종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차없는 패배임을 뻔히 알면서도
치열하게 투쟁하고 정복해 나가는 정복자처럼,
얼마나 많이, 얼마나 치열하게, 얼마나 눈을 부릅뜨고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만이 맛볼 수 있는 더 없이 순수한 삶에의 의지라는 불꼿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더 할 수 없이 많은 삶을 살아나가느냐 하는 것이
오로지 이 낮설기만하고 기이하기만한 세계,
그리고 이 삶이라는 괴물과의 싸움에서 버티고 견디어 낼수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라고 까뮈는 말한다.
그리고 까뮈는 말한다
조금이라도 지치고 힘들어 쓰러질 때
독버섯처럼 비집고 들어오는 희망이라는 좀벌레를 가차없이 쓰레기통에 쳐박을 수 있는 명증함과 명철함으로 항상 그 어떤 어둠과 밤이 찾아 오더라도 눈감지 않으며
나의 정신과 이성에 대한 요구에 충실할 때만이
오로지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굳건한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오직 그러할때만이
이 두텁고 매정한 세계가 조금 이나마 자신의 외피를 벗고
짙은 구름속에서 잠깐 비추이는 햇살 처럼 창조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굴러 떨어질 바윗덩어리를 움켜잡고
타벅 터벅 한걸음씩 정상을 오르는 시지프의 두뺨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그리고 다시 굴려올릴 바위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시지프의 꽉다문 입술과 힘찬 발자욱 속에서 우리의 삶에의 열정과 삶에의 갈망은 치열하게 불타오르고 있다.
오늘도 시지프스는 말없이 바위돌을 굴리고 있다.
그러나 그건 무의미한 몸부림이 아니다.
바윗돌 시지프 그리고 그가 대딛고 있는 이 대지가 함께 만들어 내고 있는
기가막힌 생의 드라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