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 7. 23일 기억하기 싫은 그날을 오늘 다시한번
떠올리려 합니다...
아버지는 헬기사고로 그날 머리를 다쳤습니다...
부산대학병원에서 장장 9시간여에 걸친 대수술!!
수술후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시면서 12일을 혼수상태에 계셨지요..
전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계신동안 중환자실앞 복도에서 밤을
지샛습니다...
다른가족들이 교대로 돌보자고 했지만 그럴수 없었습니다...
새벽에 설핏 잠이들었다 사람들의 울음소리에 잠을깨보면
중환자실에서 머리끝까지 하얀 이불을 덮은 환자를 태운 침대가
나오고 그뒤를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울며 따라가곤 했기에..
더욱 마음을 단단히 다지고 온전히 제가 혼자서 아버지곁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혼수상태에 계실때 저는 그저 곁을 지키는것외에는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마음아팟습니다..
수술후 13일째 되는날 그날도 어김없이 하루에 두번 30분씩만
허용되는 면회시간이 되어 어머니와 같이 아버지께로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니 아버지 담당간호사가 환한 얼굴로
"아저씨가 의식을 찾으셨어요"라고 얘길하더군요...
허겁지겁 아버지께로 달려갔습니다...
아버지는 머리에 붕대를 감으시고 가늘게 눈을 뜨고 계셨습니다...
어머니가 "내가 보여요"라고 물으시자...
아버지가 저를 바라보시더니..."아들...."
의식이 돌아오신후 제일 처음 하신말씀이 아들이었습니다...
전 아버지께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돌아서서 보이지않는 무언가에게 하염없이 감사하면서
면회시간 30분내내 눈물을 흘리다 왔습니다...
이제 아버지가 사고로 입원하신지 만3년이 다되어갑니다...
그리고 사고후 아버지가 맞으시는 세번째 생신이 다되어갑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식들이 다 그렇듯...
저역시도 제생일은 챙기면서 아버지의 생신은 소홀히 했었습니다..
아버지가 새롭게 태어나신 3번째 생신을 맞아...
첫번째...두번째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저...그리고 가족들의
가슴속에 확연히 각인될 생신잔치를 해드릴것입니다...
이글의 제목은 "소망"입니다....
제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전 할아버지의 얼굴을 모릅니다....
제가 첫돌이 되기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이제 3살입니다...
아버지가 너무나 좋아하시는 손자입니다...
아이가 3살이기때문에 지금은 할아버지를 보며 얼굴을 익히지만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면 아이는 크면서 할아버지의
얼굴을 금방 잊을것입니다....
제 "소망"은 아이가 자라서 나이가 들고 결혼하고 또 그아이가
태어날때까지....
영원히 제 아들의 머리속에 할아버지의 얼굴이 자리잡고있을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오래오래 저희들곁에 계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던 제게 단 한마디 말도없이 그냥 가시지 않고
아버지를 부르고 또 서로 얘기하고 손주를 보여드릴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사경을 헤매고 고통속에 계실때 아무것도 할수없었던
무능한 이아들이 그래도 당신께 감사하며 생신날 따뜻한 밥한끼
해드릴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 곁에 계셔주셔서... 아버지라 언제든 부를수 있는 당신이기에
무조건 사랑합니다...
@@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분들께...
6.2일이 제 아버지 생신이다보니 제가 감상에 젖어 주저리주저리
떠들었습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분들....
저는 아버지와 하고싶은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와 할수있는 일이 너무 제한되어 있습니다...
부모님들과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미리미리하세요..
그리고 항상 감사하세요...
생은 예고없이 진행되어가기에...
못다한 일들이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을수도 있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