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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제대로’ 된 네티즌에 告함 - IV
정말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애초 ‘제대로’ 된 젊은이들이 한국의 근대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글이었지만 의도만큼 자연스러운 진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그렇다고 꾸역꾸역 늘여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글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 논리 없는 수구들의 무시할만한 말꼬리 잡기가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엔 “강금실에 대한 얘기는 없고 다른 사람들의 얘기뿐”이라는 새겨들을만한 지적도 있었고, “차기 대통령도 국회출입기자단에서 투표로 뽑지 왜 무식한 국민들에게 투표를 시키느냐”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제대로 된 질문과 지적엔 예의를 갖춰 답한다. 우선 이번 글은 강금실이 오세훈에 비교우위에 있다는 걸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게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나라당의 반역사적이고 이중적 성향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그런 한나라당을 선택한 후보에 대해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런’ 편견까지 ‘인위적으로’ 제어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대통령도 국회출입기자단에서 투표로 뽑지 왜 무식한 국민들에게 투표를 시키느냐’는 질문은 날카롭긴 하되 핵심을 빗나간 지적이다. 본질을 잘 아는 것과 ‘책임질’ 누군가를 선출하는 일은 별개로 진행될 일이다. ‘체육관투표’도 아니고 뽑은 자가 수용할 몫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와 국민의 시각차를 설명한 글에 기자단 투표는 다소 성급한 지적이었다.
강금실 “오세훈, 놀랄 정도로 준비 안 된 후보” 직격탄
말나온 김에 오세훈 후보의 대표적 공약인 자사고에 대해 생각해보자. ‘망국병’이라 불리는 사교육비 안정을 위해 전념하고 있는 교육부의 정책을 일거에 뒤집는 정책이다. 현재 횡성, 전주, 부산, 포항, 광양, 울산 등 6개 지역에서 6개가 시범운영 중인, 서울엔 있지도 않은 자사고 입학을 위해 서울 대부분의 학원이 특별반을 운영할 정도로 입시열풍이 불고 있다.
게다가 2000년 도입 당시 저소득층 장학생 30% 입학도 이미 15%로 낮아졌고 최근엔 이마저도 폐지를 요구하는 학교가 생기는 실정에서 저소득 및 지역학생 20~30% 입학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소리다. 연평균 교육비도 1100만원도 넘어서고 있으며 160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서울 소재 일반고등학교의 1년 수업료는 14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자사고는 시장의 권한을 벗어나는 공약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이 불가능하며 일단 설립되면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선출해야 한다. 교육감도 못 건드린다. 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토론하면서 이건 절대 아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철학이 없다”고 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놀랄 정도로 비전과 정책이 준비 안 된 후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젊은이들의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어떤 성장배경과 의식을 가졌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이미지만 좇는다. 일일이 붙잡고 설명해주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다. 서울시 25개 구에 25개의 만들겠다는 ‘극소수’를 위한 자사고가 ‘대다수’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편린에 불과하다.
군사정권, 3층 기초에 7·8층 올리다 붕괴
박정희정권이 추진한 18년의 고속성장은 빛만큼이나 그늘이 길었고, 경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기보다는 가시적 발전을 추구했다. 쉽게 말해 애초 3층 건물이 가능한 정도의 기초에 건물을 올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 3층 높이는 이미 박정희시대에 완성됐지만 이어진 군사정부와 문민정부는 무리하게 7층, 8층을 올렸다. 결국 97년 IMF사태로 건물은 무너졌다.
무너진 건물을 다시 세우자고 나섰던 DJ는 여론에 못 이겨 단기부양책인 ‘카드정책’을 썼고 그 여파는 참여정부 출범 초에 집중됐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고집스레 단기부양책을 지양하고 우리경제의 체질개선, 기초 튼튼히 하기에 주력했고 이제 성과가 객관적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렇다고 현 정부·여당이 다 잘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특히 여당은 ‘개혁적 실용주의’라는 모호한 레토릭으로 한동안 개혁입법 하나 속 시원히 처리하지 못해 핵심지지층의 이반을 초래했다. 무능했다. 판단력도 투지도 없었다. ‘초심’을 강조한 동료에게 집단 이지메를 가해 최소한의 의리마저도 없는 집단임을 스스로 드러냈다. 지지층의 이반은 민심이반으로 이어졌지만 당은 미세한 균열에 세심히 대응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무능하다. 맞다. 그래서 심판하자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유능한가? IMF 초래한 정당이 ‘유능’을 말하는가. 국가경제정책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정치적 판단으로 큰 틀의 발전을 막아온 세력이 ‘유능’을 말하는가. 최악(最惡) 한나라당은 차악(次惡) 열린우리당과 비슷하게 무능한데다 더해서 부패하고 수구적인 집단일 뿐이다.
오죽하면 송영길 의원이 “우리당이 미우면 차라리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을 찍어달라”고 했겠는가. 여당도 참 못났지만 ‘IMF 정당’ 한나라가 남의 무능을 탓할 때가 아니다. 게다가 ‘J오누이’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참 매너도 없다. 주성영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홈피에 ‘열린우리당, 그 몰염치와 싸가지 없음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의원님 수준 알만하다.
일본우익거두의 충복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리하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에서 드러나듯이 여전히 감상적으로 한국의 정치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익명의 이대생’처럼 말이다. 보다 못한 이화민주동우회 선배들은 ‘익명의 후배’에게 박정희가 “비상조치로 폭압정치를 했던 독재자”라는 점과 “한나라당은 박정희정권과 전두환·노태우가 보스 노릇을 했던 정당의 후신”이라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4·19의 고귀한 희생을 5·16으로 잠재운 박정희는 18년의 철권정치 끝에 살해됐지만 ‘박정희의 양아들’ 전두환은 12·12와 ‘체육관선거’를 통해 군사정권을 이어간다. 1980년 전두환의 퇴진과 김대중의 사면을 요구하던 5·18의 광주는 자국 ‘체육관정부’의 탱크와 총칼로 공식사망 191명과 행방불명 70여명, 부상 3193의 피해를 기록한다. 불과 25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도 살인정권에 근거한 한나라당은 여전히 군사정권의 공과(功過)를 내세우며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는다. 군사정권의 ‘시조(始祖)’ 박정희의 장녀 박근혜 역시 “아버지의 죄과에 대하여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한 바가 없는, 민주주의의 성장과는 거리가 먼 정치인이며 가진 자의 이득을 대표하는 정치인일 뿐”이라는 게 이화민주동우회의 냉엄한 판단이다.
게다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박정희의 관동군 직속상관이었던 세지마류조(瀨島龍三)의 충복이었다. 세지마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집착하는 일본우익의 대표적 인물로 지금도 살아있다. 박정희는 이런 세지마를 끔찍이도 극진히 모셨으며 전두환은 얼마 전 드라마 ‘제5공화국’에도 나오듯이 무릎을 꿇고 술을 따랐다. 노태우는 일본가요를 열창해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
이런 탁월한 선조를 모시는 정당이 조신할 줄도 모른다. 상대에게 맥주를 뿌리고, 60대 경비원을 오징어로 패고, 맥주병 5개로 피바다를 만들고, 오거돈 장관의 말더듬을 ‘성대묘사’하고 ‘등신외교’ 발언을 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X들”이라며 국회 여직원들을 질타하고,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술집추태 동영상이 떠돈다. ‘J 오누이’ 주성영·전여옥은 이미 ‘신화’다.
칼 맞고 입원한 자당 대표에게 “박근혜 대표님, 감사합니다”를 복창하는 서울시장. 이런 수준의 정당에게 몰표를 몰아주는 우리의 젊은이들. 왜 분노하지 않는가. 독일과 유럽의 과거청산 사례를 일일이 들어야 부끄러움을 깨닫겠는가. 한나라당이 왜 과거청산을 죽어라 반대하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말 어둡다. 꿈을 접는다.
‘조중동문 프레임’에 갇혀 하위 90%에 살면서 상위 1%의 기득권논리에 부화뇌동하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구체적으로 뭐가 어려운지도 모르면서 ‘어렵다’를 남발하는 보수언론에 세뇌돼 무조건 ‘어렵다’고 믿는 국민들. 그 ‘어려움’의 원인이 집권한지 채 4년이 되지 않은 현 집권세력 때문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이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이화민주동우회의 지적을 다시 한 번 소개하며 글을 접는다.
“후배 재학생이 박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드러난 순수한 감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이라면 가져야할 한국사회의 역사와 정치에 대한 이해정도가 너무나 부족한 듯하여 선배로서 후배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해보았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이해는 취업전선에 나가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것이라 생각됩니다.”
- 뱀발 :
특히 ‘박정희 비판 = 김정일 찬양’으로 생각하는 IQ 두 자리들의 댓글은 정중히 사양한다. 언제 정일이 두둔했나. 동대문 말하는데 서대문·남대문까지 꺼내나. 아예 독립문, 우리 대문까지 다 꺼내봐라. 언제 얘기 끝나겠나. 제발 꺼내지도 않은 만경대 얘기는 하지 좀 말자. 논지에서 벗어난 잡다한 다른 주장은 독자적으로 제기할 문제지 여기서 논할 바 아니다.
본인의 글에 달린 답변 중 재미있는 내용을 몇 개 소개한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산물입니다. 당신이 그 때 태어났으면 독립운동을 했을 것 같은가.” “걍 싫은 것에는 해답이 없지 안 그래. 다 당신 글 맞아. 그전에 잘했어야지. 참 XX도 가지가지 한다.”
결국 보수층도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의 만행과 한나라당이 이들의 직계후예임을 인정한다. 그래도 열린우리당이 싫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어느 사회나 극우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상식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채 ‘극우’ 수준의 판단력이 횡횡한다면 미래의 위기는 출산율 감소가 아니라 의식수준 감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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