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인펌]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선출 과정은 당내의 역학 관계나 각 당의 선거 전략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례대표 후보로 뽑히는 사람들은 크게 나눠서 당내 인사와 외부 영입 인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당내 인사의 경우는 그동안 당을 위해 크게 공헌한 사람들이나 당내의 높은 분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또는 당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좋을만한 정치인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위치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번 총선 때의 자민련 비례대표 1번이었던 김종필 총재가 그런 경우였지요. (그런데도 떨어졌습니다. ㅋㅋㅋ) 반면에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당 의장이었던 정동영 후보가 배수진을 친다는 의미에서 일부러 비례대표 20몇번인가를 배정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의 정당 지지율이 최소 40% 이상은 되어야 했기 때문에 정동영 의장으로서는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정말 전국을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며 선거 운동을 해야 했지요. (그러나 정동영 후보는 이 과정에서 노인 폄하 발언이라는 말 실수로 할 수 없이 사퇴하고 맙니다.) 이런 중요 인사들 이외의 당원들은 대부분 당내의 역학 구도에 따라서 배치되곤 합니다.
외부 인사들은 한마디로 선거용 얼굴 마담이라고 봐도 좋을듯 합니다. 즉, 사회 저명인사나 유명 언론인 등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죠.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무학력의 장애인 여성 장향숙 후보를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당에서도 역시 같은 이유로 시각 장애인인 정화원 후보를 당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앞쪽 순서에 내세웠지요. 언론인 출신으로는 한나라당 전여옥 후보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고요, 이 외에도 지하철공사 노조 위원장 출신인 배일도 후보처럼 노동 운동을 하던 사람이나 전직 군인, 당의 자문 위원을 맡고 있던 대학 교수 등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지난번 총선 당시에 자민련을 제외한 다른 주요 정당들은 모두 여성 표를 의식해서 비례 대표 1번에는 여성 후보를 공천하는 쇼맨십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입당 및 공천 과정이고요, 선출되는 과정은 제가 예전에 집필한 백과사전의 내용을 올려 드립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299명의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56명이 비례대표입니다. 전국구라는 단어는 지금의 선거제도에서는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 장씩의 투표 용지가 주어집니다. 하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선거구의 지역구 후보자를 찍는 투표 용지이고, 하나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는 투표 용지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드리지요. 모든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속한 정당과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다를 수 있습니다. 즉, 예를 들어, 서울시 강남갑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아무개 후보가 개인적으로 무척 유능하고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해서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이 유권자는 한나라당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고 정당의 이미지나 정책적인 면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선호하고 있다고 칩시다. 예전 16대 국회의원 선거 때까지만 해도 이런 경우는 정말 고민스러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한나라당 이아무개 후보를 찍자니 한나라당이 싫고, 좋아하는 열린우리당을 찍자니 열린우리당의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하지요.
하지만 17대 총선 때부터 시작된 1인 2표제는 이런 고민을 構탓?해결했습니다. 사람들은 지역구 후보를 찍는 동시에 지지정당에 대한 투표(일종의 정당 인기 투표라고 보면 됩니다)를 합니다. 그 표들을 모두 개표해서 조사해 보면 국민들의 각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나오겠지요. 개표 결과 지역구 후보 5명 이상을 당선시킨 정당이나 정당 지지율 3% 이상을 획득한 정당들에게 지지율에 비례해서 정당들은 비례대표 의원을 할당 받습니다.
그럼 계산을 해 봅시다. 선거 결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50%, 열린우리당 40%, 민노당 10%라고 가정해 본다면 한나라당은 28명, 열린우리당은 22.2명, 민노당은 5.6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정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수는 소수점이 없지요? 이런 경우는 소수점이 큰 순서대로 우선해서 비례대표 정원 56명에 나누어 떨어질 때까지 국회의원 한 명씩을 더 배정합니다. 따라서 열린우리당보다 0.4명이 더 많은 민노당에 국회의원 1석이 추가되어서 최종적인 비례대표 당선자 수는 한나라당 28명, 열린우리당 22명, 민노당 6명이 됩니다.
선거 자금이 얼마나 드는지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비례 대표로 국회의원 후보가 되려면 대개는 자기가 입후보하려는 당에 정치자금을 좀 줘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에서도 후보를 입후보시키려면 선관위에 돈을 내야 합니다. 즉, A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30명을 출마시킨다면 30명만큼의 돈을 내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비례대표는 지역구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자기 지역구에서 목청 높여서 선거연설하고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예로 든 정동영 의장처럼 당내에서 중요한 인물이거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라면 당의 홍보를 위해서 발품을 좀 팔아야 겠지만요... 자세한 건 국회와 선관위에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