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참패 한나라당의 승리
5.31 지방선거가 끝났다. 한마디로 구 여당(한나라당)의 압승이며 여당(열린우리당)의 완패이다. 특히 집권여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렇게 크게 패배한 적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이번 선거를 명확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언론에서 말하는것과 같이 뻔한 분석(?)만 한다면 이런 일은 되풀이 될 것이다. 11년전 처음으로 지방선거가 실시된 때부터 이야기 해 보자. 95년 지선에서 민자당(한나라당)은 패배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남을 제외하고는 경기도에서 이인제 후보가 당선 하였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식 후보가 유리한 구도 속에서도 낙선 하고 민주당의 조순 후보가 당선하였다.
특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2곳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싹쓸이 하였고 강원도와 대전, 충남.북은 자민련이 승리했다. 이러한 선거결과는 개혁에서 후퇴하고 있는 YS정권에 대한 평가이기도 했다. 게다가 김대중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이 수도권에서 지원유세를 한 것도 있고 민자당에서 자민련이 분당 되면서 민자당의 조직력이 약화된 부분도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자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이었던 DJ는 정계에서 복귀하였으나 야권 분열로 인해 이듬해 4.11총선에서는 70석을 얻는데 그친다. 신한국당과 거의 같은 세력인 자민련이 50석을 획득 하였으니 보수정치의 승리로 평가할 만 하나 당시 정치지형에서 자민련은 야당이었다. 박철언을 중심으로 야권통합이 추진되었고 결국 DJP 후보단일화를 통해 DJ는 대선에서 승리한다. DJ의 대선승리는 자민련과의 공조를 통한 조직력의 승리인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를 이긴것은 38만표차라는 전국 표차에서 매우 컸다. 하지만 언젠가 한번 대통령을 했을 정치9단 DJ이기에 당선 한 것이다. 신한국당(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었고 2000년 4.13총선에서도 승리하며 DJ만 끝나면 정권을 다시 가져올 태세였다.
2002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것이 기정사실화였다. 6.13지선에서도 한나라당은 압승 하였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민석 후보가 낙선하는 등 패배한 민주당에서는 이미 결정된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바꾸려는 등의 움직임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후보로 대선을 치렀다.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 이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 이변은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먼저 2000년 발표된 6.15 남북공동선언이다. 공동선언은 정치지형 자체를 바꾸었다. 통일을 대세로 만들었으며 민주화를 한단계 진전 시켰다.
2째로 한나라당이 승리한 지선일이었던 6월 13일 주한미군으로부터 살해된 효순이와 미선이에 대한 전 시민적인 분노와 추모열기로 인해 노무현 후보는 어부지리로 많은 표를 얻었다. 지선때 민주노동당의 득표율이 8.1%였는데 대선때 권영길 후보 득표율은 4.1%였으니 노무현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었다는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에 대한 이미지 포장이다.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이라는 노사모를 중심으로 깨끗한 정치인, 부산에서 낙선했던 노무현, 정치개혁 등의 화려한 포장으로 노무현은 젊은 사람들의표를 많이 었었다. 특히 인터넷이 활성화 되고나서 치러진 첫 대선에서 대선 당일 인터넷에서는 "지고 있다. 투표해라"라는 글을 보고 많은 네티즌들이 투표장으로 가서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 그래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조직력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 결국 이회창 후보의 광지지자들은 대선 무효소송 등 별 짓을 다 했다.
이렇게 탄생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를 잘 했으면 모르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민주당을 분당 시키고 한나라당의 일부 인사를 영입해 신당을 만드니 그것이 지금의 열린우리당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40석도 안되는 소수정당이었다. 총선에서 이길 수 없었다.
역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한나라당이 압승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민주당과의 갈등이 대통령 탄핵소추를 불러왔고 이것은 엄청난 여론몰이를 통해 열린우리당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탄핵직후 여론조사에서는 전국에서 거의 모두 열린우리당이 압승할만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과반을 겨우 넘겼을 뿐이다.
200석 이상이 아닌 과반을 겨우 넘긴 이유를 언론은 이상하게 풀이했다. 시민들이 황금분할을 해 준것이라는 얘긴데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의 몫을 챙겨 준 것이다. 2000년 4.13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의석과 2004년 4.15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의석은 비슷하다. 2002년 대선 득표율과 2004년 총선 득표율도 비슷하다. 한나라당은 결국 조직력만큼 의석을 챙긴것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이야말로 탄핵이라는 `로또`응 통해 압승 한 것이다. 로또이든 뭐든 과반의석을 확보 했으니 열린우리당에게는 평생 한번 주어질 기회가 주어졌다. 정치를 잘 할 경우 대한민국의 주도세력으로 갈 뻔 한 찬스였던것이다. 그러나 2004년 열린우리당은 부패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것을 방조하였고 국가보안법 폐지도 못했고 개혁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과반의석을 얻고도 개혁을 하지 못한 개혁세력은 지지를 받을 수 없었다. 이들에게 개혁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 선거는 시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심판 한 선거가 된 것이다. 탄핵 같은 로또는 없었다. 오히려 최연희 성추행 등 각종 호재 속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참패했다.
한나라당의 조직력에 열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이 더해진 결과가 이번 선거 한나라당이 승리한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한나라당의 승리가 계속될지는 미지수이다. 한나라당의 정책이나 당의 이념성향 등으로 볼 때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물론 한나라당도 뉴라이트 등으로 세력화를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승리는 계속될 수도 있다.
가까운 과거를 살펴보자면 87년 대선에서 노태우가 당선 했지만 88년 총선에서는 야당이 승리했고 95년 지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96년 총선에서는 국민회의가 패배했고 97년 대선에서는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02년 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지만 대선에서는 패배했다. 결국 선거 결과가 그대로 가지는 않을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치지형은 바뀔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패배 민주노동당은 성과를 남기고...
그렇다면 정치지형을 새로 다져가는 상황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 보다 더 건전하고 승리한 민주당 보다 더 희망적인 정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각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패배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평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다.
민주노동당은 울산시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낙선했고 북구, 동구청장도 내 주었다. 이 점은 분명 패배이다. 하지만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숫자가 늘어났고 정당 지지율도 4년전보다 높았다. 성과가 있는것이다. 성과있는 패배인데, 성과있는 패배를 패배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민주노동당이 이번에 얻은 득표율은 12%이다. 2002년 지선때의 8%보다 분명히 높은 득표율이다. 언론들은 2년전 총선때 13%와 동등비교하는데 이는 무리가 있다.
2년전 총선때는 1인2표제와 울산북구, 창원을에서 당선 유력한 후보가 있었기에 언론들은 민주노동당에 주목했다.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이라는 여론몰이와 함께 노회찬 의원이 스타덤에 오르는 등 언론을 많이 탔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이미지도 있었다. 특히 권영길.단병호.노회찬 등 핵심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총선에 집중했다.
이러한 여론몰이와 총력집중으로 얻은 득표율이 13.1%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어떠했는가? 언론에서 민주노동당은 거의 나오지도 않았다. 특히 단체장 선거에서 당선가능한 지역이 울산인데 가장 강력한 경쟁당의 대표가 피습을 당한 보도만 연일 나왔을 뿐이다. 이러한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12% 득표한 것은 여론몰이 없이 처음으로 10% 이상의 전국 지지도를 얻어 명실상부하게 전국정당이 되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부산과 대구, 광주와 경기도 등에서 10%를 넘나드는 득표를 하였다. 민주노동당의 득표결과는 분명히 희망이 있다. 하지만 목표보다 훨씬 떨어지는 기초.광역의원의 당선자들 숫자와 단체장들의 모두낙선은 분명히 패배한 것이므로 진보당 창당 내지는 당명 변경등과 같은 대대적인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노회찬 의원도 당의 정체성을 제외한 모든것을 혁신해야 한다며 필자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 조직력으로 볼 때 10%를 넘는 전국득표율을 올리는 등 성과를 남겼음에도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민주노동당 사람들의 인식과 대중(언론)의 인식차이를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언론은 진보개혁세력 이라는 별 의미없는 합성어를 자주 사용한다.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비정규직법 등에서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은 크고작은 차이를 가지고 있고 대립하는데도 하나로 묶어 진보개혁세력으로 볼린다는것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곧 민주노동당도 따라서 참패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제 진보개혁세력 이라는 단어부터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호남에서 압승한 당과 비슷한 현재의 당명도 바꾸어야 한다. 진보당 창당운동을 여기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주노동당의 재창당이 아닌 사회당 및 당외의 진보세력까지 포괄하는 진보당(당명은 바뀔 수 있다.)을 창당하는것은 새로운 대안세력으로서 거듭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정세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마치고자 한다. 현 정세에 대해서 분명한 판단이 없다면 앞으로의 계획도 공허할테고, 싸움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 되고 있다. 6년전 공동선언을 발표했지만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탄압받고 있고 맥아더 동상을 철거 하려는데 돌을 던지는 한국인이 잇으며, 평택에서 농사 짓자는데 시위대에게 발포까지 요구하는 한국인도 있는것이 현실이다. 일본과 닮아가고 있는 모습은 우경화이다. 일본에서 역사왜곡, 신사참배 같은 보편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정치인들은 일본 국민들에게 지지받고 있다. 독도나 역사왜곡에 대해 일본을 비난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사실은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통일을 지향하고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며, 민주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지금 할 일 중 하나는 대중을 만나는 일이다. 부지런히 대중을 만나고 사업해야 한다. 민족의 소중한 자산인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서,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대중을 만나야 한다. 이것은 대중조직이 당연히 할 일이지만 당도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대중사업에 매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