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을 풍류로 소일한 이지천은 어느 날 그가 사귀던 기생을 찾아갔으나, 여자는 없고 그의 거문고만 있었다. 쓸쓸이 앉아 기다렸으나, 사람은 오지 않았다 마침내 절구로 사랑의 시 한 수를 지어 벽에 써 놓고 돌아가 버렸다./그뒤 10년이 지났을때, 이지천은 호남 어느 여관에서 그 기생의 옛 친구인 또하나의 기생을 만났다. 이 여인은 10년전 친구의 방 벾에 쓰였던 한시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그 시를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암송하였다. 암송을 마친 노기는 자기에게 또 한 편의 시를 지어 달라고 부탁하며, 곧 적삼을 펼쳐 놓앗다. 이 공은 그 위에 또 한 수의 칠언 절구를 쎃거니와, 조촐하게 늙어 가는 한 여자의 모습을 우아하게 그렸다.
한갓 기방을 배경으로 남녀의 이야기지만 그 경지가 높고 풍류에 가득 차 있다.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풍류, 그것은 멋중의 멋이었다. /어찌 옛날 사람들이라고 모두 멋과 풍류로만 살았으랴. 아마 그 시절에도 속되고 추악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쩐지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오늘의 우리보다는 훨씬 멋있는 삶을 살았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요즈음도 보기에 따라서는 멋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쩌다 인류 호텔의 로비나 번화한 거리를 지나면서 눈여겨보면, 눈이 부시도록 멋있는 여자와 주눅이 들도록 잘생긴 남자들을 흔히 볼수있다.
얼굴이나 체격이 뛰어나게 잘생긴 것도 멋있는 일이요, 유행과 체격에 맞추어 옷을 보기 좋게 입는것고 멋있는 일이다. 그리고 임기응변하여 재치있는 말을 잘하는 것도 역시 멋있는 일이다.
그러나 겉모양의 멋이나 말솜씨의 멋을 대했을때, 우리는 가볍고 순간적인 기쁨을 맛볼 뿐 가슴 싶은 감동을 느끼지는 않는다. 세상을 사는 보람을 느낄 정도로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역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무형의 멋이나 말솜씨의 멋, 인격 전체에서 풍기는 멋이 아닌가 한다.바로 그 무형의 멋 또는 인격의 멋을 만나기가 오늘 우리 주변에서는 몹시 어려운 것이다.
멋있는 소유자를 만나 보고자 밖으로만 시선을 돌릴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멋있는 삶을 갖도록 노력하는 편이 더욱 긴요한일이 아니겠느냐고 뉘우쳐 보기도 한다. 멋있는 사람과 만나는 것도 삶의 맛을 더하는 길이겠지만, 내 자신의 생활속에 멋이 담겼음을 발견할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보람은 없을것이다.그러나 주위가 온통 멋없는 세상인데 내가 무슨 재주로 내 마음속에 멋을 가꿀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을 가린다. 그런 생각부터 앞서 하는 것 자체가 아마 내 사람 됨의 멋없음을 말해주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현실을 암흑에 비유하고 세상을 부정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결국은, '네 운명을 사랑하라'고 가르친 니체는 멋있는 철학자였다. 어느 시대인들 세상 전체가 멋있게 돌아 가기야 했으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어디를 가나 으레 속물과 속기가 판을 치게 마련이다.세상이 온통 속기로 가득차 있기에 간혹 나타나는 멋잇는 사람들이 더욱이 돋보일 것이다.
힘도 없는 주제에 굳이 거창한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어진 그대로 조용히 바라보며 욕심없이 살아가는 가운데에 때때로 작은 웃을을 즐길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의 멋이라면 멋이요, 맛이라면 맛이 아닌까.
-김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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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쓰느라 힘들었어요
;;근데 왠지 글이 좋아서 썼어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틀린 철자나 글이 있느면 지적해 주세요~ 빨리 쓴글이라 틀린게 쫌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