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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님을 보면서

정경선 |2006.06.08 04:26
조회 1,300 |추천 12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황우석 교수님이 온국민의 영웅이었을때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원래 내가 발견한 사람이 뜨는 건 좋아하는데

뜨고 나서 발견하면 쫌 맘에 안들어하는 타입이라.

 

게다가 강원래를 일으키겠다는 둥..

말이 너무 앞서는 사람인것 같았고.

 

그리고 그만한 과학적 깊이(영웅 당시 기준)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연구에 대한 윤리적 성찰은 너무 빈약해보이는 점도

마음에 안들었었드랬다.

 

언젠가 기본권 시간에

김선택 교수님이 황우석 교수님을 만난 자리에서 

배아의 권리 문제같은 부분에 대한 화제가 나오자

가족이 당장 불치병이라면 그런 고민하겠느냐고 묻더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김선택 교수님은 그런 질문은 좀 비겁한 거라고 하시며

차라리 자신이 불치병이면 어떡하겠느냐고 물으면

그거야 자기의 가치관에 의해 선택하고 대답하겠지만

자신의 아내나 자녀에 대해 그렇게 물으면

가치관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거라고 하셨다.

(멋지셨다..ㅠ.ㅠ)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듣고는 더더욱 마음에 안들었었드랬다.

자신의 연구에 대한 정당화 논리의 근원이

고작 사람들의 감정이라니.

 

그래서 늘 황우석 교수님을 보는 나의 삐딱했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고

여기저기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몰아가고

한 시민은 황우석 교수님에 대해 사기죄로 고소하고..

아무튼 나라 전체의 아노미 현상을 보면서

나는 차마 그에게 돌을 던질 수가 없다.

 

죄없는 자부터 돌로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

그런 거룩한 차원이 아니라

 

그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말이 앞서는 건 나 역시 그렇고

남들에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것이 거의 습관이 되었고

문제가 터지면 떳떳하게 맞서지 못하고 비겁하게 돌파구를 찾아 머리 굴려보는 것도 내 모습이고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해서 마음만 먹으면 그쯤이야 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

칭찬받고 감탄받고 부러움 받는거 미친듯이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쓴소리 안좋은 소리 듣는건 진짜 싫어하고

 

아무튼

그와 나의 차이는

그는 전 국민, 아니 전 세계에 알려진 인물이고

나는 아니라는 것.

그뿐이 아닐까.

 

저자리에 내가 있었으면

국민의 과도한 기대를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서

또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알려진 이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제대로 반듯하게 정직하게 갔을까.

실험이 망쳐졌을때

거기서 멈출 수 있었을까.

처음 의혹이 제기되었을때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할 수 있었을까.

그보다 덜 포장했을까

그보다 덜 과장했을까

....

어느것 하나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을 할 수 없는

부끄럽고 얼룩진 내 자화상.

 

그의 모습 하나하나

송곳처럼 내 양심을 찔러대서

차마

돌을 던질 수가 없다.

차마

욕할 수가 없다.

 

 

추천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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