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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아웅다웅에 상징성만 남은 억지스런 2006시청응원전

조수빈 |2006.06.15 11:34
조회 79 |추천 0

2002년 FIFA에 거액을 주고 공식파트너가 된 KTF는

SK와 TBWA광고대행사의 교묘한 월드컵 거리응원전 덕분에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절치부심, 4년만에 KTF는 붉은악마와

어떻게 된 사연인지 손을 잡았다.

당연히 붉은악마와 다시 거대한 거리응원전을 하게 될 것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어 두 손 놓고 있었던 SK는 당황했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월드컵을 맞은 양대 이동통신사의

조악스런 마케팅은 시작되었다.

애꿎은 윤도현은 애국가를 롹버젼으로 불렀고

욕을 먹어야 했다.

붉은악마는 붉은악마대로 욕을 먹고

양대 통신사도 마찬가지로 욕을 먹었다.

내막이야 제쳐두고

"KTF-붉은악마 "라인과 "SK-윤도현"라인이 부딪히며

윤도현은 오필승코리아를 맘대로 부르게 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축구를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집에서 티비를 켜고 보거나

경기장 1등석에서 팔짱 끼고 봐야 한다.

관람객이 축구장에 가는 이유는 오직 단 하나,

축구를 매개로 사람들이 응집하고 한바탕 벌이는

응원 소동, 소위 축제에 나도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다.

 

지난 토고전 시청에 엄청난 인원이 집결되었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응원을 할 수 없었다.

2002년에 목청이 터져라 외쳤던 오필승 코리아를 비롯한

붉은악마의 그 익숙한 응원들은 결코 시청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오직 "대~한민국"이란,

그 누구도 권리를 가질 수 없는,

이제는 공중의 것이 된 그 구호만을 외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 가슴을 울리던 붉은악마의 북소리는

더이상 울리지 않고

리듬 안 맞는 타악기 소리만이 들려왔다.

시청에 빼곡하게 들어서 "대~한민국"을 넘어 다양하고 신나는 응원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무언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 응원전은 만인이 100% 호응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되어 

더욱더 호응할 수 없는 SBS, KBS의 자화자찬과

플러스가 되어있었다.

거리응원은 방송사가 절대 개입해 주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그들이 입맛에 맞게,

달리 말해 화면에 좋게 나오도록 기획한다.

따라서 현장에 있는 거리응원전의 주체인 우리들은

결코 즐거울 수 없다.

그들은 단지 누군가가 기획한 축제를 화면에 담아

그것을 편집하기만 해야 한다.

마냥 앉아 10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던 우리들이 왜

춘천이라든지 기타 지역 리포터들이 화면에 나와 하는

고리타분한 얘기들을 들어야 했는가. 

토고 시청 거리응원전은 이휘재, 현영, 노현정씨 등이 나와

10대 가요 무대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수들이 줄지어 나와 그들이 MC가 되고

끊임없이 열광의 무대를 만들었어야 했다.

경마공원, 울릉도, 독도 등 각 지역의 사람들의 환호성은

다음날 신문에서 사진으로 감상해도 충분한 것들이 아니던가.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는

역시나 어딘가 어거지스러운 캐치플레이다.

물론 SK의 마지노선이었을 것이라는 데서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무대에서 마치 간증하듯이 외쳐대는 그 소리는 

사람을 섬뜩하게 하기까지 했다.

외국인들이 들었다면 쇼비니즘을 운운했을 것이 당연하다.

다행이다 그들이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이라는 것은.

KTF-붉은악마 라인에 막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싸이, 윤도현 등 간헐적으로 우리를 폭발적으로 열광시켰던 그네들이 나와 쉼없이 놀아주었더라면

오직 대한민국 거리 응원전을 즐기기 위해

독일이 아닌 한국으로 입국한 3000여명의 외국인들이

원더풀을 외쳐주지 않았었을까.

양대 통신사의 아웅다웅으로

처음부터 어긋난 월드컵 축제는 이렇게 얼룩져 있었다.

 

그 많은 인파를 미디어의 힘으로 불러들여 놓고

안전은 SK의 최대 관심사라는 것은 당연지사다. 

물론 사고는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다.

당일날 현장에는 많은 진행요원들이 있었고

실제 보디가드들도 있었다. 민중의 지팡이들도 있었다.

그들 덕분에 대인원이 그나마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만

축제는 축제다워야 한다.

난장판이 되어야 맞는 말이다.

일탈이 있어야 지당하다.

따라서 안전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난장판을 제한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일례로 미디어를 위한 진행요원, 보디가드, 민중의 지팡이는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디어를 보호했어야 했다.

여기는 카메라가 있으니 나가라는 식의 고압적인 말은

축제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거듭 말하거니와 축제의 주인공은 우리다. 미디어가 아니다.

벗어나는 이야기이지만 토고전 시청응원전날

대형전광판 앞에는 무빙카메라가 서서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료 입장이었다면 그 자리는 사석이다.

미디어의 개념 없는 아전인수격 행동이

많은 사람들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미디어는 거리의 쓰레기를 영상으로 비추며

4년전과 달라진 시민의식을 외치며 우리를 계도하기 전

자신들의 만행을 뒤돌아보기 바란다.

 

SK와 TBWA에 의해 성공한 거리응원은

이제 더이상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것이다.

이미 거리응원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외국인들마저 불러들이는

매력적인 국가적 컨셉트가 되었다.

지금까지 확정적으로 남은 한국 경기는

프랑스, 스위스 두 경기이다.

이제와서 SK와 KTF의 극적인 손잡음은 성사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시청은 시청대로 억지스런 응원전을

광화문은 광화문대로

어딘가 소외된 얼룩진 응원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월드컵은 4년마다 오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부터는

각 나라의 유명한 축제 만큼이나 우리의 거리응원전을

하나의 축제로 만들어 고유한 자산으로 키워나가주길,

양대 통신사에게 바란다.

이미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붉은악마라는 상징성을 함께 키워나가주길 소망한다.

거리응원전이 거듭될 수록

발전되고 진정 신명나는 거리 한 판이 되어

축제다운 축제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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