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기차 소리만한 피처링이 어디 있겠냐마는
서울 지하철에서 종일 부대낀 때문인지
레일과 바퀴의 마찰음이 마냥 정겹지는 않았다.
피곤해 보이는 기차안에, 피곤한 영혼들이 쉬다간
의자에 피곤한 몸을 살짝 뉘인다.
#.1-1
그럭저럭 흘러가는 풍경에 눈은 꽤 호사롭지만
귀는 마냥 심심하다. '엠피'를 귀에다 꼽는다.
세상과 차단되고 리드미컬한 음악들이 내 몸 속으로
퍼져나간다.
#.1-2
눈과 귀가 동시에 피곤해질즈음.
스르륵 잠이 든다. 피곤한 몸들이 쉬어간
그 의자에 안겨.
#.2
목적지에 도착한다.
땅을 밟는다.
이상하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중력은 물리적인게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고 잠시 생각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금 중력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기까지는.
-06/05/14 서울발 부산행 열차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