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내 인생 최고의 하루-

김태영 |2006.06.16 01:25
조회 43 |추천 0

 

 

정말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혹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내 인생 최고의 하루' 라고..

 

 

사실 난 무대체질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응원을 선동한다는 자체가

아예 처음이고 생소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선정인원중에 다른 응원단장들은

평소에 그런 것을 주로 하는 사람들인줄 알았었다.

(막상 알고보니 그들도 꼭 그런 전문가들만은 아니었지만.ㅋㅋ)

 

 

 

 

6/13일 토고전이 열리는 당일,

7만관중이 몰린다는 소리를 듣고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과천경마공원으로 향했다.

사실 전날은 정말 떨렸었다.

 

 

 

2시반에 도착했고 3시부터는 리허설이 예정되어 있었다.

각 팀별로 모여서 간단한 마무리를 하고

모여서 리허설장소로 이동했다.

 

 

42명의 응원단장들을 뽑는다고 했으나,

막상 준비기간도 촉박했고 인원도 안맞고 해서

그날 참여한 응원단장은 30여명에 불과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멋지게 보여주기 위해

42명분의 노력을 한명한명 다 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남는것은 사진뿐,

이런 말을 하며 사진도 마구마구 찍고~

 

 


 

 

기자아저씨들의 동영상 촬영도 계속되었다.

태극전사들에 대한 파이팅 메세지를 하프타임때 튼다고 한다는데..

 

 

 


 

 

곧 무대에 올라가서 리허설을 했다.

관객은 없었지만 무대라는 자체가 웬지 모르게

나의 감정을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평소 연습때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묻어가는 성향이 강했는데

무대에 올라온 이상 나에대한 모든것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북을 두드렸다.

(실제로 리허설이 아닌 본 공연에서, 내 바로 옆에서 함께 북을 치던 응원단장 동생의 북채가 두조각 나기도 했다.)

 

 


 

간단하게 저녁을 냉면으로 떼우고 나니

서서히 관객들이 차기 시작했다.

경마장은 서서히 붉은 물결로 파도치기 시작했고

나의 심장도 그 물결과 비례해서 요동쳤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준비 기간이 좀 더 있어서 철저하게 여러번 만나서 준비를 했었다면 덜 아쉬웠을텐데.

온갖 만상이 머리속을 스쳤다.

 

 

 

응원단장들은 객석 앞쪽 펜스에 마련된 특별석에 앉아있다가

공연이 있으면 통로를 통해서 나갔는데

어깨가 무거웠다.

다행히 싸이와 함께하는 춤은 무대에 올라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도 은근히 아쉽네.. 싸이랑 한 무대에 못올라간다는 사실이..'

 

 

 

 

점점 시간은 다가오기 시작했고,

우리의 대기명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가서

애국가-레즈고투게더-아리랑 으로 이어지는 리믹스곡을

미친듯이 연주하고 내려왔다.

북을 실컷 두드리다가 옆을 보았더니

깃발은 깃발대로, 응원술은 응원술대로

다들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난 더욱 더 열심히 북을 두드렸다.

앞에서 어떤 기자 아저씨가 내 쪽으로 셔터를 들이댄것을 보고

더욱 더 열심히 온갖 표정을 잡으며

분위기에 도취했다.

 

 

 

 

 

막상 까짓꺼 하고 내려오니 별거 아니었다.

누구 하나의 야유도 없고, 그냥 우리끼리 최선을 다하고

그들도 흥겨워하고-

 

 


▲ 나중에 전반전이 끝나고 북을 맡은 10명..중에 5-6명만 올라가서 분위기를 고취시켰었는데, 그때 내가 본 무대가 딱 이런 무대였다.

 

 

 

 

관중들은 점점 차기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나 됐는지 인식도 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싸이가 공연을 하기 위해

과천에 도착했다고 한다.

열띤 싸이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호응이 없는 사람들의 앞에 가서 온갖 분위기를 다 띄우는

다른 단장님들을 보니, 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나 역시 그들에 동화되어 딱 몇분동안 내 자신을 잊었다.

그게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한자리에 모인 열정만으로 힘들고 지친 몸을 풀었지만

역시 체력과 나이는 못속이겠다.

허리가 아파서 어느 선 이상 하니깐 뛰지를 못하겠던 것-

허리가 시끈시끈했다.

난 그냥 조용히 깃발이나 흔들었지.

 

 


 

 

 

경기는 시작되었고,

초반에 밀리던 우리가 중반부터 다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열띤 공격을 한 결과,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 내내 응원단장들은 분위기를 돋구어줘야 하므로

북을 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구호와 장단을 맞추어

한순간 발산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구호에 따라하곤 했다.

응원을 선동한다는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는데

이제 응원을 선동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응원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을 가지게 되었으니

어제의 환희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단장들끼리 끝나고 '사당' 역에 모여

밤새 술 한잔씩 하고 친목도모를 하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각자 갈 길을 가고 헤어졌다.

 

 

 

 

3박4일동안, 아니 함께 합숙은 하지 않았지만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것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공동체에서 결여되기 쉬운 책임감을

끝까지 지킨 태극일촌응원단장 동기들에게

심심치 않은 감사의 말을 드리고....

 

 

 

아, 이제 중요한것은

남은 프랑스전과 스위스전때

과연 조용히 경기를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북' 이 필요해.-_-;;;;

 

 

 


 

 

 

아무튼 살면서 한두번 해볼까 말까 한 경험을

이렇게 '싸이월드' 를 통해서 하게 되다니

정말 난 럭키가이인 것 같다.^^

 

 

 

PS> 팔이 안올라간다. 워낙 북채를 세게 잡고 쳐서.

그리고 이제 어디서 뭔가 검은게 돌아다니면 다 카메라인 것 같다. 어제 M-NET 이랑 SBS 에서 와서 우리 단장들을 촬영해갔는데, 과연 나올지는 모르겠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