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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육아]조상의 지혜와 얼이 담긴 전통 육아법

김현주 |2006.06.21 12:43
조회 66 |추천 8

자녀를 건강하게 길러내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소망. 그래서 각종 육아법들이 부모들의 눈과 귀를 잡게 마련이다. ‘이 땅에서 난 음식을 먹이며 우리 정서가 담긴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라는 전통 육아법의 기본은 오늘날에도 바람직한 교육법이 될 수 있다. 현명한 엄마라면 ‘구식’이라 해서 무조건 배격하거나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자녀를 보다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데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아이들의 특징
전통 한방에서는 아이들을 어른과 같은 몸으로 생각하지 않고 늘 별개로 분류하여 치료했다. 아이는 일반 어른과 달리 외적인 발달도 미성숙할 뿐만 아니라 내부의 오장육부 발달이 불완전해 신체가 변화무쌍하고 또 생장 기능이 왕성해 어른과는 다른 생리적 특성을 띠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남자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 부인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가 어렵고, 부인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 아이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한다. 아이는 표현력이 발달하지 않아 아픈 부위를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고 울기만 할 뿐더러 맥도 어른보다 빨라서 맥으로 진찰하기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는 어른과 다르다. 어른과 같이 모든 것이 완성된 것 같아도 아이는 이제 성장, 발육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위장만 보더라도 어른과 아이는 모양이 같지 않다. 아기의 위는 물주머니 같은 데 아래위를 잡아주는 근육이 있을 뿐이어서 음식을 쉽게 토하기도 한다. 그만큼 오장육부의 발달이 미성숙하다. 또 탯줄로 영양을 공급받고 숨을 쉬던 구조에서 출산 후 제 입으로 먹고 숨을 쉬어야 하기에 호흡기와 소화기가 자주 약해지고 탈이 난다.

대신 성장과 발육이 어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양기가 충만하고 생장 기능이 왕성한 것이다. 때문에 갓 태어난 아이를 보고 백일 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고 1년이 지난 돌 때는 체중이나 신장은 물론 얼굴마저 많이 달라져 있다. 한방에서는 이렇게 왕성하게 성장하는 모양을 일컬어 ‘소양지기(少陽之氣)가 충만하다’고 한다. 소양의 기운이란 봄의 기운과 같은 위로 솟으려는 기운으로 아이를 일컬어 ‘양기가 강하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만약 소양의 기운이 없다면 아이는 성장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특유의 발랄함과 넘치는 생명력도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갓 태어난 아이일수록 소양의 기운이 많기 때문에 왕성한 성장을 이룬다.

이런 양의 기운은 성장에 이로운 면을 가져다주는 반면 그만큼 음의 기운이 부족해져 사소한 질환에도 잘 걸리게 한다. 한방에서는 ‘음양의 균형’을 중요시하는데 음은 형태를, 양은 기를 말한다. 양이 넘치기 쉬운 아이들의 경우 역시 음이 부족하기에 형태는 온전치 않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의 신체 중 머리 비율이 큰 것도, 뼈가 부드러워 얼굴과 다리가 쉽게 닿는 것도, 피부가 보들보들한 점과 오장육부가 취약한 점 등 이 모두가 음의 기운이 부족한 탓에 오는 형태의 불완전을 말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아이들의 질병을 대개 음을 보충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결국 아이들은 생명력이 왕성해 양의 기운이 넘치지만 완전한 생명체가 아니어서 외부의 충격, 기후의 부적합, 잘못된 섭생과 육아, 영양 관리 부실 등의 요인으로 무너지기 쉽다.

아이들이 지닌 소양의 기운은 열의 형태로 표출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평소 어른보다 열이 많다. 아이를 서늘하게 재우라던 옛 선인들의 육아법에는 역시 그 이유가 있었다. 때문에 아이들은 금방 열이 올랐다가 떨어지기도 잘하고,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다가 바로 나빠지면서 짜증을 내기도 한다. 또 쉽게 허해지기도 하고 쉽게 실해지기도 한다. 정말이지 변화무쌍한 존재가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의 기본 특성을 바탕으로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전통 육아법을 발달시켰다.

동의보감이 전하는 열 가지 한방 육아법- 양자십법


조선 광해군 시절 당시 최고의 명의 허준은 동의보감에 양자십법(養子十法)이란 육아 지침을 제시했다. 양자십법은 오늘날에도 상당한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등을 따뜻이 한다 -요배난(要背煖)
어린아이는 등과 목 부위가 차가워지면 감기에 잘 걸린다. 한방에서 등은 폐와 기관지 계통에 관계된 경혈뿐만 아니라 오장육부의 반응점이 모두 분포돼 있는 곳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등이 따뜻하면 온몸의 혈액순환이 좋아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아이가 덥다고 보채거나 땀띠가 났다고 해서 이 부위를 소홀히 하면 감기와 같은 외감 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옷을 홀랑 벗기더라도 등만큼은 큰 수건 같은 것으로 덮어주어야 한다. 외출할 때 목도리를 하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다.

2. 발을 따뜻하게 한다 -요족난(要足煖)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말이 있다.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말이다. 발에는 각종 경락이 흐르고 있는데 차가워지면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발 쪽의 말초 혈액순환이 좋아야 위장을 비롯해 두뇌를 포함한 온몸의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특히 한방적으로 보면 배 부위로 올라가는 경락의 일부가 발에서 시작하므로 발이 너무 차면 경락을 통해 신장, 비장에 영향을 주어 각각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3. 머리를 서늘하게 한다 - 요두난(要屠煖)
머리는 몸 안의 양기(陽氣)가 모여 열이 많은 부위다. 머리를 덥게 하면 뇌가 충혈되어 정신 상태가 흐려지고 뇌신경이 장애를 받게 된다. 어린이 경기 중에는 열로 인한 뇌신경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또 머리를 뜨겁게 하면 머리 위의 숨골이 늦게 닫히기도 하고 두계골 간의 결합이 늦어져 머리에 종기가 잘 난다든가, 안질 등이 곧잘 생기기도 한다. 항상 차게 해줘야 기억력과 집중력도 좋아진다.

4. 배를 따뜻하게 한다 - 요복난(要腹煖)
아랫배를 차게 하거나 찬 것을 많이 먹이면 위에 찬 기운이 들어가 복부의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배로 흘러 들어가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위장이 차게 되고 음식의 분해 흡수가 잘 안 되어 소화 장애가 일어나 배 속에서 부글거리거나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잘 나고 구토, 트림 증상뿐만 아니라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질환이 쉽게 일어나게 된다. 어린아이의 만성적인 설사나 밤에 우는 야제병의 원인이 뜻밖에도 배가 차서 발생한 복통인 경우가 종종 있다. 묽은 변을 보는 아이들은 복대를 해준다.

5.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요심흉냉(要心胸冷)
심장과 가슴 부위도 서늘하게 해야 한다. 실제 심장이 있는 가슴은 화에 속하는 대표적 장기, 여기에 열이 가해지면 입이 마르고 볼과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하면 번열로 크게 울어댄다. 아기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심장에 열이 생기며 오래되면 난폭하고 산만한 성격이 되기 쉽다.

6. 괴물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요물견괴물(要物見怪物)
어린아이들은 사소한 것에도 잘 놀라고 경기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급체, 설사, 경기 등의 질병으로 바로 이환되고 예민한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기 쉽다. 낯선 사람이나 이상한 물건은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7. 먹는 것이 따뜻해야 한다 -요비위상온(要脾胃常溫)
먹는 것이 따뜻해야 한다는 것은 위장이 있는 배를 따뜻이 하라는 이야기와 중복되는 감이 있으나 거기에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먹이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이도록 배려하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여름에도 특히 아이스크림, 얼음과자 등 빙과류나 참외, 수박 등 차거나 덜 익은 과일은 가능한 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냉동식품을 많이 먹이면 커서 만성 소화불량인 체질이 되기 쉽다.

8. 아기가 울 때는 젖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제미정물사음유(啼未定物使飮乳)
아기가 심하게 울 때 젖이나 우유를 억지로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젖이 호흡기로 들어가거나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경풍 등의 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울음을 그치기 전에는 젖을 먹이지 않는다.

9. 함부로 독한 약을 주지 않는다 -물복경분주사(物服輕粉朱砂)
경분이나 주사 등의 수은 제제, 즉 어린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약을 함부로 자주 쓰지 말아야 한다. 자극이 강하거나 효능이 강한 약은 꼭 필요할 때만 쓴다. 이는 요즘에 어린이에게 항생제나 해열제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같다.

10.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는 자주 씻기지 말아야 한다 -소세욕(小洗浴)
배꼽이 아물어 딱지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목욕을 삼가야 제풍, 즉 파상풍이나 염증 등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여름에 덥다고 목욕을 오래 시키면 열기에 상해 더위를 먹고, 겨울에는 한기에 상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평소에도 목욕은 너무 자주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피부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도리도리 짝짝꿍’에 담긴 선조의 지혜- 단동십훈(檀童十訓)
‘도리도리 짝짜꿍’에도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육아 정신이 담겨 있다. 우리 조상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도리도리 짝짜꿍’, 즉 ‘단동십훈(檀童十訓)’은 단군시대부터 내려오는 왕족들의 육아법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유아 교육은 보통 출생 후 약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교육의 주된 내용은 감각 및 동작 훈련인데, 특히 도리도리, 짝짜꿍, 잼잼, 곤지곤지는 아기의 운동 기능과 뇌신경 발달, 소근육 발달 등을 위한 과학적인 놀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의 표현 양식이나 형태에는 깊은 역사적 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단동십훈’의 동작은 거의가 ‘천부경’의 원리와 사상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즉, 우주의 근본과 인간을 존중하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들이 놀이를 하는 동안 은연중에 이를 배워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배어 있다.

제1훈 : 불아불아(弗亞弗亞)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는 “부라부라” 하며 손자, 손녀의 귓가에 들려준다. ‘불(弗)’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는 뜻이다. ‘아(亞)’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다. 그래서 ‘불아’는 단군신화에서처럼 신이 사람으로 땅에 내려오고, 신선이 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상징에서 영원한 생명을 지닌 어린이에의 예찬으로 풀이된다. “귀한 내 새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밝게 해주렴.” 이런 소원으로 다시 풀어도 무방하다.

제2훈 : 시상시상(詩想詩想)
아이를 앉혀놓고 앞뒤로 끄덕끄덕 흔들면서 “시상시상” 하며 흥얼댄다.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는 한에서 시작되었다는 조상들의 생명시원이 나타난 말이다.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끝간 데는 ‘한’의 자리라는 것이다. 때문에 ‘시상시상’은 어른 공경을 품고 있는 경로사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제3훈 : 도리도리(道理道理)
머리를 좌우로 돌리게 하면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십훈 중 최초의 교과목이다. 자라면서 천지만물이 무궁한 하늘의 도리로 생겼듯이 너도 이런 도리로 태어났음을 잊지 말라는 자연의 섭리를 가르치는 도교육이다.

제4훈 : 지암지암(持闇持闇)
두 손을 폈다 쥐었다 하는 동작과 함께 엄마는 “지암지암(잼잼)” 하며 손놀림을 가르친다. 현묘한 도란 쉬이 깨칠 수 없다. 두고두고 살아가며 알게 된다. ‘암(闇)’은 어둡고 혼미스럽다는 뜻이다. ‘지암’은 세상의 혼미한 것을 가려서 파악하라는 의미다. 외래사상의 전개에 대한 경고로 풀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제5훈 : 곤지곤지(坤地坤地)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왼손바닥을 펴게 한 다음 오른손 검지로 왼손 바닥을 찧게 하며 엄마는 ‘곤지곤지’한다. ‘십(十)’이라는 글자의 모양새는 음(一)을 양(ㅣ)이 관통하는 모습이다. 음양 조화의 상징이다. 이것을 알면 땅의 이치(坤地道)도 깨닫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6훈 : 섬마섬마(西魔西魔)
아기의 다리 힘이 생기면서 한 발짝 두 발짝 걸음마를 시작할 때 부모는 아기 걸음마의 귀여움과 신비에 매료된다. 섬마는 ‘서의 마귀’라는 의미다. 서마도(西魔道), 곧 서쪽의 마귀 정신에 물들지 말라는 조상의 경고다. 섬은 ‘서다(立)’의 준말이다. 동도(東道)만으로는 안 된다.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조화로 홀로서기, 자주독립을 하라는 민족의 염원이 담긴 가르침이다.

제7혼 : 업비업비(業非業非)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할 때 약간 겁주는 말이 ‘업비’다. 무서움을 가르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아이들이 위험한 것을 만질 때 ‘에비’ 하는 말은 업비를 말함이다. 올바른 도에 맞지 않는 생활은 정업(正業)이 아니다. 접화군생(接化群生)이어야 한다. 이런 일에 접하는 모든 것을 살리는 것이 올바른 업이라는 말이다.

제8훈 : 아함아함(亞合亞合)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내는 동작이다. 두 손을 가로 세로로 포개면 ‘아(亞)’자 모양이 된다. 이것은 천지 좌우의 형국을 내 가슴속에 모신다는 것을 상징한다. 시천주(侍天主)의 의미와 상통한다.

제9훈 : 작작궁 작작궁(作作弓 作作弓)
머리 운동을 하는 교육이 끝나면 손바닥으로 손뼉을 치며 노래를 배운다. 천지 좌우와 태극을 맞부딪쳐서 흥을 돋우며 궁(弓:태극)의 이치를 알았으니 이제는 손으로 궁(弓)을 만들어보고 그 이치를 깨달으라는 것이다. 사람으로 와서 신(神)으로 가는 이치(弓)를 알았으니 그 기쁨, 손뼉을 치며 기쁘게 노래하며 춤추자는 의미가 들어 있다.

제10훈 : 질라아비 훨훨의(羅阿備活活議)
나팔을 불며 춤추는 동작이다. 이제 천지 우주의 모든 이치를 깨달았으니 기쁘다. 이제 지기(地氣)를 받아 태어난 이 육신, 활활(活活) 잘 자라도록 살아가자는 뜻이다. 이 밖에도 ‘깍꿍(覺弓)’이라는 것도 있다. 아이를 놀라게 해주려고 눈을 크게 뜨고 “깍꿍”한다. 궁(弓)은 새을(乙)자 모양의 음양을 말하며 우주의 근본을 의미한다. 각궁은 근본을 깨달으라는 뜻이다.

-레이디경향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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