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동력은 있지만 개인기술 경기운영 능력 부족
» 16강 진출 좌절된 한국선수들 24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G조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패해 16강진출이 좌절된 한국선수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하노버=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이 결국 알프스 산맥을 넘는 데 실패했다.
한국팀은 24일(한국시각) G조 조별리그 3차전 스위스전에서 한국축구 특유의 투지와 압박, 기동력을 앞세워 분전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넘기에 아직 알프스의 벽,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러면 한국팀에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빠르기만으로는 한계 =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팀이 다른 팀에 비해 빠르기는 했지만, 유럽의 리그에 비교하면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동력만 국제경쟁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개인 기술이나 경기운영에서 크게 뒤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전의 토고와 프랑스전에서 한국의 미드필더들은 공을 잡고 상대진영을 향해 제대로 돌아서지도 못하고 뒤로 백패스만 해댔다. 또 수비는 공을 미드필더에게 연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직접 최전방에 길게 넘겨주는 단조로운 경기만을 펼쳤다. 이는 한국 축구가 개인기술이나 경기운영 능력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크게 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일관된 준비의 부족 =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팀을 1년6개월간 조련했으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밖에 시간이 없었다. 시간에 쫓긴 아드보카트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기보다 경험있는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또 기술과 경기운영 능력의 부족은 훈련을 통해 메꿀 수밖에 없는데 이런 시간도 없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 때의 대표팀 운영을 의식한 듯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5~6개월이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02 한-일월드컵 직후 지코 감독을 선임해 4년간 일관되게 준비를 했고, 다른 유럽팀도 2002 한-일월드컵 또는 유로2004를 계기로 감독을 선임해 준비를 해왔다. 반면 한국은 2002년 이후 움베르투 코엘류, 조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등 전혀 색깔이 다른 3명의 감독에게 대표팀의 지휘를 맡겼다.
불운도 겹쳤다 = 아드보카트 감독은 취임 이래 이동국 중심으로 공격 진용을 가담듬어왔으나, 월드컵 직전 이동국이 불의의 부상으로 탈락하면서 공격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동국의 공백을 조재진, 안정환 등을 투입해 메꿨으나 역시 파괴력과 무게감에서 뒤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또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상대 공격수를 철저하게 봉쇄했던 김영철이 가장 중요한 스위스전에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최진한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 코치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할 시간이 없어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게 많이 의존한 것 같다”면서 “9개월의 촉박한 시간 속에서 한국축구와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