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 전쟁 발발 56주년이다.
하지만 네이버 뉴스 그 어디에도
그에 관한 뉴스는 없다. 오직 월드컵, 오심 논란뿐이다.
뭐 상관없다. 그럴 수도 있지.
유행이라는 건, 그리고 여론,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때론 지독하게 잔인하기도 하다.
내가 우주에서 가장 억울한 일을 당해
울화통이 터져 견디다 못해
배를 갈라 창자로 줄넘기를 하다가 줄에 걸려
대갈통이 깨져 죽었다고 치자.
하지만 이게 이틀 전 부심이 들었다 슬그머니 내린
깃발만한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나의 창자 줄넘기는 그저 항상 그렇듯 나홀로 일일 뿐이다.
사실 한국전쟁은 이틀 전 부심의 깃발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아니 사실 내가 느끼는 바와는 상관없이
내 주변, 그리고 나라는 존재 자체에도 여기저기
그 흔적을 남기고있다.
작년에 힘겹게 뛰쳐나온 군대,
또한 그 안에서 받던
동계훈련, 대대전술훈련, 사령부전술훈련 따위는
그것이 요구하는 막대한 작업량 때문에 짜증을 냈지만
사실 북괴군이 쳐들어오는 것에 대한 대처방안을
시나리오로 하고 있다.
또한 멀가중 멀가중 멀중가중 사격과녁은
여지없이 항상 북괴군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원빈을 무릅병신으로 만드는 데에도 한국전쟁은 기여하고 있다.
한국 전쟁은 수많은 영화감독과 배우에게 돈과 상을 쥐어줬으며,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지금의 한국이라는 존재 자체에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부대에서 정신교육을 받을 때마다 들던 생각이있다.
몽롱하게 잠이 들면서도 들던 생각말이다.
'북괴군은 왜 나쁜 것인가??'
사회주의가 나쁜 건 아니다.
왜 마르크스가 세계를 말아먹자고
머리를 짜내서 이론을 만들었겠는가??
세상은 양분화된 액션 활극이 아니다.
사실 세계 각 나라들은 사회주의의 성격을 지닌
'사회당' 비스무리한 이름의 정당을 지닌 국가들이 많다.
어쩌면 그 나물에 그 밥인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이렇게 똑같은 놈들 두편으로 가른 당만 존재하는 우리는
불행하다.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시장경제는
필연적인 오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경제원론이라도 떠들러본 사람은 알 듯
그 오류의 해결방안은
어쩌면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모습을 지닌
정부의 정책이다.
사회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계획경제는
역시 필연적인 문제점을 안고있다.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은
그 문제점의 해결을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하고있다.
그렇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란
어쩌면 원톱을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놈으로 쓸 것인가
개인기와 돌파에 능한 놈으로 쓸 것인가 하는
하나의 체제선택에 따른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까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북괴군은 왜 나쁜 건가??'
예전에는 북한을 싸잡아 쏴죽일놈 취급하던 국방부는
(적어도 군대 정신교육에선)
언젠가부터 북한 주민은 슬그머니 빼고
북한군만 우리의 주적이라고 교육하고 있다.
이 말을 듣고 그당시 나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이건 삼류 유머마냥 세상에는 두종류 사람이 있는데
그건 바로 군인과 민간인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군인 유전자라도 따로 있는것인가??
스타워즈가 떠오른다.
북한은 태어날 적부터 군인의 '포스'가 있는 사람이 있나보다.
나는 어떻게 대한민국의 군인이 되었는가?
돌이켜보면
논산에 입대해서
군복입고, 총 받고, 훈련 받고 해서 군인이 되었다.
북괴군도 그러할 것이다.
잘 먹고 잘 자다가(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겠지만)
질질끌려가서 군복입고, 총받고, 훈련받으면
북한군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질질 끌려가는 동시에 생면부지의
나름 한핏줄이라는 아랫동네 사는 사람들의
쏴죽여야할 주적이 되는 것이다.
너무 편파적이지 않은가?? 좀더 그럴싸한 이유를 찾아보자.
왜 북괴군은 나쁜가??
내가 나름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적어도 이놈들은 우리의 안녕에 해가 된다.
이녀석들이 총을 쏘면 내가 다치고,
내 친구가 다치고, 내 가족이 다친다.
그럼 대체 이놈들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우리에게 이러는 것인가??
아마 없을 것이다.
있다면 아마도 타고난 악마일 것이다.
나도 이들에게 억하심정은 없다.
혹여나 스크롤의 압박을 이기고 여기까지 읽은 당신도
이들에게 불타오르는 분노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뭐가 북괴군을 우리의 적으로 만들었나??
마르크스? 스탈린? 김일성? 김정일?
미국놈? 소련놈? 중국놈? 우리 조상?
지나간 역사에서 넘실넘실 거리는 사람들의 영향도 분명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을 만들어 나가는건 현존하는 녀석들이다.
물려받은 원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원인으로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내는건 현존하는 녀석들이다.
다소 추상적인, 아니 지극히 추상적인 결론이지만,
북괴군이 우리의 주적이 된 것에는
나의 모습을 지키려는 본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철천지 원수가 있다고 치자.
왜 그놈과 나는 서로 원수인가??
서로의 의견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놈도 마찬가지이다.
권투 선수가 서로 가드를 올리고 있는 이유는,
저 놈이 날 때리려 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 때릴 이유가 없어지면,
가드를 하지 않는다.
김정일이나 노무현이,
북한 주민이나, 남한 주민이,
그저 좋게좋게 사는게 좋것다 싶어
이야기를 하면
몇 십년 돈문제로 고생은 하겠지만
적어도 대포동 어쩌고 서해 교전 어쩌고
간첩선이니, 휴전선이니, 지뢰밭이니, GOP니 하는
따위의 것들은 사라질 것이다.
서로 악착같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빈틈이 보이면 칠 생각,
빈틈을 보이면 맞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꿋꿋이 버티는 것이다.
그것이 스스로 남한이고,
그것이 스스로 북한이니까.
그게 아니면 지는 것이니까.
지면 나는 사라지니까.
아이러니한 이야기겠지만
북한군이 이렇게 오래토록 우리의 주적인 이유는
아마도 남한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존재가
그들로 하여금 악착같이 버티게 해주는 것이다.
효도르도 혼자 있을때는,
가드를 올리고 있지 않을테니까.
아마도 내 생각엔
그들은 우리를 의식하느라
주민을 죄다 굶겨 죽이면서
악착같이 대포동을 포동포동하고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같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나 때문에 상처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