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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 준결승 이탈리아 vs 독일

임대환 |2006.07.05 07:59
조회 39 |추천 0
결국 이탈리아는 가장 신경쓰이는 징크스에 또 빠지기 전에 스스로 걸어나왔다. 모두가 승부차기로 갈 것으로 예상되던 연장 후반전 종료 2분전 2골을 몰아치면서 결승으로 올라갔다.

독일은 월드컵 초반 스페인, 아르헨티나와 함께 가장 컨디션이 좋은 팀으로 보였으나, 경기를 거듭할 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전반과 후반동안 양팀은 주고 받고 하면서 게임을 풀어나갔지만, 결국 누가봐도 이건 결정적인 찬스다라고 느껴질 만한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들 했지만, 독일이든 이탈리아든 사실 공격력과 수비력 어느하나 빠지는 팀은 없었다. 그런면에서 서로간에 먼저 실점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몰라도, 무리하면서 공격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독일은 우측의 슈나이더와 좌측의 필립 람으로 하여금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게 하고, 좌우측이 살아나면서 중앙에서 열리는 공간을 발락과 보로프스키가 파고들겠다라고 생각한듯 보이는데, 아쉽게도 람과 슈나이더의 컨디션이 최고가 아니었다. 그러면서 독일이 예선전에서 보여주던 좌우측을 허물고 중앙에서 카운터를 날리는 모습은 연출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피를로의 패스를 바탕으로 카모라네시가 빠른 발을 이용해 돌파를 하고 중앙에서 토니가 마무리 짓는 전통적인 이탈리아식 역습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카모라네시의 움직임은 좋았으나 비교적 토니가 좋아보이지 않았고, 기대했던 토티는 전후반과 연장전을 비롯 경기내내 독일의 세바스티안 켈에게 막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양팀다 전반에는 숨막힐 듯한 압박을 보여줬는데, 특히 이탈리아의 압박이 돋보였다. 활동량많은 가투소는 피를로와 페로타의 도움을 받아 발락을 성공적으로 막아버린다. 물론 발락이 볼 소유권을 오래가지고 공격을 전개하는 성향의 선수가 아니라, 받으면 원,투 터치만에 빈공간이나 마크가 열려있는 선수에게 패스하거나 중거리 슛을 노리는 스타일의 경기방식을 가져가지만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락에게 중요지점에서 가는 패스가 다른때보다 적었다고 생각된다.

대신 오늘은 클로제가 비교적 그런 역할을 상당부분 소화해 냈는데, 그동안 필자가 생각했던 것 보다도 더 좋은 선수라고 생각될 만큼,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능력도 뛰어났다. 특히 수비수를 자신에게 붙여놓고 빈공간에 들어가는 동료를 보고 내주는 감각은 세계 최정상급의 스트라이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클로제의 패스를 오늘 포돌스키나 슈나이더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사실 개인적으로 정규시간 90분보다는 연장전 30분이 더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반전 중반이후에는 실점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양팀이 게임을 진행했으나, 연장시작하면서 이탈리아가 강하게 밀어부쳤다.

특히 리피 감독은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공격수들을 투입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독일 수비진을 공략했고, 이 리피 감독의 작전은 완벽한 성공으로 귀결됐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온 독일 수비진 발은 연장전 들어오면서 무뎌지기 시작했다. 특히 체력 부담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연장전반 질라르디노와 잠브로타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허용하면서 약점을 들어내기 시작했고, 이 점을 리피감독이 놓치지 않고 더욱 빠르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델 피에로를 투입하면서 독일 수비진에게 더욱 큰 부담을 안긴다.

물론 독일도 후반 교체 투입된 오돈코어의 빠른 발을 이용한 공격을 펼쳤지만, 그로쏘도 오돈코어만큼 빨랐고, 그로쏘가 뚫려도 그 뒤를 커버하는 이탈리아 수비의 조직이 뛰어났다.

독일은 포돌스키의 결정적인 슈팅이 부폰에게 막힌 장면이 두고 두고 아쉬웠을 텐데, 포돌스키가 강력하게 슈팅하긴 했지만, 비교적 골키퍼 정면쪽으로 향했고, 세계 최고의 골키퍼는 이를 잘 막아냈다.

경기는 결국 그로쏘의 발에서 마침표를 찍었는데, 정말 잘 감아찼다. 레만으로써도 어쩔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생각되고, 그로쏘도 그로쏘지만 그 전에 성공률 낮은 중거리 슛을 쏘기보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자유롭게 있는 그로쏘를 찾아내서 절묘한 패스를 넣어준 피를로의 시야가 돋보였다.

연장 후반 종료직전 그로쏘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얻어맞은 독일은 크게 흔들렸고, 이때 이탈리아 특유의 카운터 펀치가 독일에게 장렬한다. 1-0으로 지나 2-0으로 지나 결국 준결승 탈락이 확정되는 독일은 메르데사커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으나, 견고한 이탈리아 수비를 뚫지 못했고, 공격에 가담한 독일 수비진의 빈공간을 질라르디노와 델 피에로가 파고들어 추가점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델피에로는 반대편 포스트를 보고 왼발로 강하게 때리는 슈팅이 아닌, 오른발로 골키퍼를 피해 볼을 감아차는 감각을 보여줬다.

독일은 프링스의 결장이 아쉬웠다. 물론 켈이 토티를 잘 막아줬지만, 발락이 막혔을때 중앙에서 게임을 풀어주는 프링스의 공격적 재능을 켈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또 보로프스키의 선발 출장 역시 의아하게 하는 대목중 하나인데, 물론 슈바인슈타이거가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독일이 두터운 이탈리아의 중앙보다 측면을 노렸어야 함을 생각했을때, 중앙 지향적인 보로프스키보다는 측면에서 좀더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슈바인슈타이거가 더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물론 람의 존재로 인해서 보로프스키를 선발 출장 시켰을 것으로 보이지만 람 역시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호주와의 16강전에 이어 또다시 그로쏘가 결정적인 한방을 해주었고, 오늘도 여전히 카테나치오의 벽은 높았다. 특히 칸나바로는 수비 전지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독일의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가투소의 활동량 역시 빛을 발했다.

오늘 이탈리아의 MOM은 단연 피를로였는데, 토티를 대신해 팀의 템포를 조절하고 속공시에는 카모라네시 혹은 이아퀸타, 델 피에로에게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공급해 줬고, 결정적으로 그로쏘의 결승골도 그의 발에서 시작됐다.

후반 교체투입된 질라르디노는 왜 교체로 나왔는지 의아할 만큼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결승전에 질라르디노가 선발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탈리아의 그로쏘와 가투소, 잠브로타는 경고없이 경기를 끝마쳐서 다가오는 결승전에서 출장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탈리아는 8강을 통해서 살아나는듯 보였던 토니가 다시금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고, 토티 역시 아직은 제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여 결승에서도 힘겨운 승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이할 만한 점은 이탈리아는 12년 징크스를 이어갔고, 그 징크스가 맞다면 이번에 우승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폴란드에게 2-1로 패한 이후 이탈리아는 유럽대륙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 기록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독일전에 승리하므로써 월드컵에서 독일과의 전적도 3승 2무로 무패의 전적을 이어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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