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발품 팔아 아무도 못파는 걸 팔아라

장헤영 |2006.07.10 12:50
조회 102 |추천 1

아무리 내수 불황기라도 히트 상품은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은 아무리 불황기여도 잘 팔리게 마련이다. 이 공식을 쇼핑몰에 적용해보자.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파는 쇼핑몰은 아무리 불황기여도 잘 나가게 마련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내 판 결과로 성공 소호몰 운영자 대열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H씨 사례를 한번 보자. H씨는 창업자금이랍시고 달랑 300만원 들고 각종 중소기업전시회를 찾아다녔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90년대 말,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중소기업전시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전시회가 한번 열리면 전시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주변 교통 상황이 마비되곤 하기도 했다.

H씨는 전시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문을 열자마자 들어가 각 부스를 살펴보고 다녔다. 그러다 괜찮은 제품이 눈에 띄면 잔뜩 사들였다. 괜찮은 제품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간단명료했다. "이 제품을 소비자들이 사고 싶어할 것인가, 아닌가" 스스로 소비자인 자신이 필요하다 싶은 제품들이 주로 선택의 대상이 됐다.

그렇게 고른 것들은 자동차용 광택제, 자동차용 빗물 코팅제, 쓰레기 부피 줄이는 압축기, 줄줄이 옷걸이 등 아이디어 상품이 대부분. 전시회에서 사들인 제품을 가지고 전시회장 밖으로 나간 후 한켠에 매대를 벌이고 방금 사온 제품을 팔았다. 미처 전시회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우연히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줄지어 H씨가 파는 물건을 사가면서 H씨는 꽤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오프라인 매대 판매가 지겨워질 무렵, 이번에는 홈쇼핑을 개척했다. 전시회를 돌아다니며 제조업체와 쌓은 인연을 통해 대량으로 공급받은 물건을 다시 홈쇼핑에 납품했다. 당시는 홈쇼핑 초창기라 과대광고 규제에 대한 기준이 거의 없던 때. 설명하고 싶은대로 설명하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이번에는 홈쇼핑을 통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전시회 판매와 홈쇼핑 납품을 통해 많은 돈을 번 H씨는 이후 새로운 진로를 그리기 시작한다. 당시 수입의 대부분이던 홈쇼핑 납품이 조만간 별 재미가 없어지리라 판단한 것. 실제로 각 홈쇼핑 업체들은 줄줄이 수수료를 올리고, 업체들 간에도 서로 납품하려는 경쟁이 붙어 마진이 턱없이 줄고 있었다. 이 때 H씨가 찾은 새로운 진로가 온라인 판매다.

당시 거의 컴맹 수준이었던 H씨는 혼자서 책을 보며 html을 배웠다. 사진은 필름카메라로 찍어 25분 현상소에 맡겨 찾은 후 스캔받아 올렸다. 이렇게 구식 방법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나갔다. 쇼핑몰 홈페이지가 별로 없던 시절, H씨 홈페이지는 자연스레 눈에 띄였고, 급기야 옥션에서 먼저 거래 제의를 해오게 된다. 옥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H씨는 오프라인 판매를 모두 접고 온라인에만 몰두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은 달라졌어도 상품 소싱을 위한 발품팔기는 그치지 않았다. 꾸준히 전시회를 도는 등의 신규 상품 발굴 노력을 통해 코집게, 실내 빨래 건조대, 세탁물 보관함, 한 할리우드 스타가 시상식에서 신어 화제가 됐다는 미조리젤리슈즈, 사운드 공유기(mp3나 휴대폰 등을 이어폰 4개로 연결해 연인끼리 함께 들을 수 있게 만든 장치) 등 초히트상품을 줄줄이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이디어 상품은 혹해서 사는 고객들도 많지만, 실생활에서 별로 사용해보지 않았던 제품이라 그만큼 낯설어하거나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하는 고객도 많다. 원천적으로 반품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품률을 줄이기 위해 H씨는 장점 뿐 아니라 단점까지 정확하게 적어주는 설명법을 채용했다.

예를 들어 빗물코팅제의 경우, 양 옆 거울과 뒷 유리창에는 효과가 좋지만 와이퍼가 빗물을 닦아주는 앞유리창에 채용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고 설명을 다는 식이다. 오히려 와이퍼가 움직일 대마다 삑삑 소리가 나서 거슬리는 게 보통. 앞유리창용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절대 구입하지 말라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공적으로 반품률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판매를 계속할 수 있었다. 옥션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야후, 네이트, 신세계몰, 삼성몰, 롯데닷컴, 다음 d&shop 등 여러 쇼핑몰에도 줄줄이 입점을 시작했다.

생산성본부에서 주최하는 성공 창업 사례 강연회에도 여러번 참가해 강연을 하곤 했다는 H씨는  "강연 때마다 결국 온라인 판매의 관건은 어떤 상품을 파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를 꼭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팔면 반드시 팔립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어떻게 찾아 내느냐구요. 발품 파세요. 발품 팔아도 못 찾아낸다면 그게 이상한 겁니다."

팁! 쇼핑몰 성공의 관건은 다른 사람이 파는 것과 똑같은 물건을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싸게 파는 게 아니다. 다른 누구도 안 파는 걸 나 혼자 판다면 이때부터 가격은 상관 없어진다. 어떻게 아무도 못 파는 걸 혼자서 팔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발품’에 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자.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