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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김명주 |2006.07.14 02:40
조회 41 |추천 0

몇달 전 한인타운에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식당에 거의 도착할 무렵 앞차가 정지를 하는 바람에

우리 차도 뒤따라 정지.

가볍게 몸을 풀려는 사이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앞으로 밀리며

앞차의 범퍼를 박살내고 말았다...

우선은 너무 놀라 사태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데

찬이 눈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찬이를 들쳐업고 울고불고 법석을 떠는데

바로 엄청난 엠블런스 소리와 함께 다섯 대가 넘는

경찰차와 렉커차등등이 바람처럼 나타나

도로를 점령해 버리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들의 초스피드 사고 대응 능력에

감탄을 금할길이 없다.  

 

아무튼 조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 뒤를 따라오던 멕시코 빼밀리 팀이 뭐에 정신이

팔려 우리차를 못봤는지 그냥 와서 냅다 들이 박은 것이었고

우리도 밀려 나가 앞차를 들이박아 버린 것이었다 흐미~!

그리고 다시 찬이를 자세히 보니 큰 부상이 아니라 카싯에

긁혀 피가 조금 흐르는 것 뿐이었다.

 

사고의 개요는 이러했는데

문제는 사고를 낸 차가 말로만 듣던 무보험, 무면허의

불법체류자였던 것이었다!!!

 

엠뷸런스 기사는 빨리 찬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자고

조르는데 우린 잠시 갈등에 휩싸여야 했다.

미국 병원 응급실 비용이 장난이 아니란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괜히 잘못 갔다 우리가 다 덤탱이 써야 하는 건

아닌지 순간 처음 당해보는 교통사고라 사태를 파악하고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찬이가 너무 어려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을지

몰라 우선은 신랑은 사고 처리를 위해 남고 친정엄마와 나는

찬이랑 엠뷸란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너무 싱거웠다.

뭐 대충 흩어 보더니 살짝 긁힌 거라고 소독 한번 하고

테입 하나 붙혀주고 끝~!

아무튼 몸무게 재고 일반적 문진을 한 한곳과 소독한 한곳

이렇게 두 unit을 거친 후에 청구된 빌을 보니

1500불이 넘는 금액이었다.

도적놈들!!!

 

사고를 낸 피해자가 무보험 차량이기때문에

보상에도 많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보험 차량에 관한 coverage에 가입을 하긴 했어도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어서 우선 차량 수리비에도

우리의 생돈이 들어가야 했다.

250불의 적은 돈이긴 했지만 차 흠집나 속상해 죽을 맛인데

보상을 다 받아도 아까울 판에 내 돈까지 꿀어 박아야 한다니...

 

그런데 문제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우리 네가족의 보상문제였다.

보험회사 직원이 부상 상태를 보겠다고 우리 집으로 직접 방문하더니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기의 눈두덩이에 상처는 안중에도 없고

다짜고짜 개인당 200불씩 800불을 보상해 준다고 한다.

물론 병원비는 지불해 준다고 하지만...

순간 왠지 인종차별을 당한다는 느낌이 팍~ 들었다.

이에 불합리한건 못참는 우리 신랑

어디 동물이 다쳤냐구?

애완동물이 다쳐?이보다 더 보상 받겠다고

변호사 선임하겠다며 직원을 돌려 보냈다.

 

돈이 중요한건 아니었는데 그 직원의 태도가 너무 불쾌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한다고 해서 더 많은 돈을 받아 내는 건

아니지만 (왜냐면 변호사 1/3 병원 1/3을 떼어줘야 하니까...)

얘네 미국애들 은근히 동양사람들 불평 불만 있어도

별로 컴플레인 안하는 애들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사족이지만 어떤 아파트는 입주자로 동양사람들을 아주

선호한다는 신문기사가 실린적이 있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어도 별로 항의하지 않고 그냥 잘 산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그런 것 같다.

싱크대가 고장나도 뭐 대충 밑에 받침 고여 놓고 쓰고 개미가

있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음 그냥 사니까...

미국애들이라면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다시 본론으로...

그래서 아직 소송 진행중이다.

언제 끝날지도 난 잘 모른다.  신랑은 알까?

소송에 익숙치 않은 우리에게 미국은 역시 소송의 천국이란

나라가 맞구나 살면서 많이 느끼게 된다.

사실 이런 과정들이 우리 부부 적성엔 잘 맞지 않지만

아직도 얘네들이 갖고 있는 동양인에 대한 폄하적 인식들이

조금씩 변화되길 바래본다.

 

운이 없는 교통사고였지만

그래도 다행히 우리 식구 모두 (신랑은 좀 예외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끝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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