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본다.
밖으로 우두두 떨어졌다 그쳤다 하는 게릴라성 비는.
솜을 짊어진 당나귀의 짐을 무겁게도 하고.
소금을 짊어진 당나귀의 짐을 가볍게도 한다.
무게.
이 짧은 단어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한숨을 내뱉는다.
어떤 짐은 쏟아지는 호우로 무거워졌고.
어떤 짐은 쏟아지는 호우에 가벼워졌다.
상쾌함과 동시에 찝찝함이 밀려온다.
아니 찝찝함과 동시에 오는 상쾌함인가.?
바람불지 않는 날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비들이.
바닥을 후려치면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는데.
'아 좋다.. 예쁘다..'
아야답지 않게 이런 말들이 쏟아졌다.
'왜? 비가 맞고 싶어?'
'아니. 이쁘잖아.'
어쩌면 나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는 것들이 바뀌고.
내가 짊어진 짐들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고.
조잘되던 버릇도 서서히 사라지면서 말은 아끼게되고.
애써 좋아하는 척 하지 않고.
이렇게 세상에 현실에 찌들어가면서 변해가는 건지도.
23살.
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가.
나에게 참으로 기분 좋은 숫자로 다가오는건.
어쩌면 이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가장 적합한 숫자가 아닐까.?
부모의 도움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
도전해도 늦지 않는 나이.
그 숫자.
23
내년이면 어쩌면.
정말 늦어질지도 몰라.
지금이야.
지금.
도전.
[덜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