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와 차지철.
보안사령관 박정희 소장과 경호부관 차지철 대위로
만난 이들은 군사혁명을 일으켰고 대통령과 경호실장으로
한시대를 풍미하다 같은날 같은시간에 영화처럼 사라져갔다.
대한민국도 잘살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을 끼쳤지만 민주주의를 탄압한 독재자라는 평을 동시에 받고
있는 박정희와 죽을때까지 박정희를 모셨던 차지철.
내가 이들에 대해 관심이 있는것은 경제성장도 민주주의 탄압도
아닌 이들의 신뢰와 충성심이다.
차지철은 평생을 박정희 곁에 있으면서 오직 박정희만을 위해서
살다간 지독하게도 우직하고 충직했던 사람이다. 경호실장이라는
2인자의 위치에 있었지만 단 한번도 박정희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채 박정희를 신처럼 모셨던 차지철.
혹자들은 차지철의 과잉경호가 박정희의 판단력을 흐렸고 결국
김재규가 암살을 모의하게 만든 동기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실은 차지철의 지독한 충성심이다.
잘된 충성심이건 잘못된 충성심이건 그의 충성심은 정말 지독할
정도였다. 차지철의 하나뿐인 가족인 그의 노모는 차지철 사망후
먹고 살기도 힘들정도의 생활고에 시달렸다. 2인자의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그에게는 재산이 없었다. 이는 박정희로부터 받은
영향이 클 것이다. 박정희의 가족들 역시 박정희 사망후 대통령의
가족이였다고 보기 힘들만큼 초라한 생활을 했고 때로는 비참할
정도의 대접을 받기도 했다. 박정희 이후의 대통령들이 수천억의
비자금을 축적하고 측근들이 저질렀던 배신과 폭로와 부정부패는
이들과 너무도 대비된다.
박정희와 차지철..그들은 결코 독재와 민주주의 탄압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사리사욕이 없었고
누구보다도 국가 그 자체를 위해서 자신들의 신념을 바쳤다.
이제 대한민국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박정희의 딸이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이
고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박정희와 차지철.
그들에게는 신뢰가 있었고 충성심이 있었다.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그런것들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