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길이었다.
집에서 나와 전철역으로 가는데,
아. 어떤 쪼만한 놈이
(중학생 정도 되었을까.)
아저씨, 하고 작은 목소리로 부르는 게 아닌가.
몰골을 보아하니,
나에게 천원짜리 한장 구걸하려는 자세였다.
박봉에 휘둘리는 나이기도 했고,
사지 멀쩡한 놈이 그런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싫어했고,
너무이른 아침 출근길이라 비몽사몽이기도 했고,
내가 왜 여섯시반에 집에서 나와야 하는지도 짜증났고,
그래서,
녀석이 내 등 뒤에서 아저씨, 라고 세번 부를 때 까지
그냥 쌩까고 걸어갔다.
집요한 녀석.
쌩까고 걸어가는 내 등 뒤까지 쫓아오더니,
등을 살짝 건드리면서 또,
아저씨.
라고 부르더라.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아저씨. 돈 달라고 그러는 게 아니구요..."
나는 살짝 짜증섞인 표정으로,
"그럼 뭐?"
그랬더니, 녀석이
조곤고리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에게 한마디 하더라.
"아저씨, 죄송한데... 담배 한까치만 주실 수 있으세요?"
이러더라.
난 잠깐 어이가 없어서,
키가 160도 안되는 쪼만한 녀석에게
"야이 새꺄. 너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냥 보내는데,
내가 제정신이었으면 너 졸라 맞았어.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
그랬더니 녀석, 내 등을 친 손,
내 등까지 올라왔던 그 손을 조용히 내리더라.
모자를 푹 눌러쓴 고개를 숙이더라.
그리고 말 없이 뒤돌아 걸어가더라.
씨발,
그날 하루종일 아무 일도 안잡히더라.
니미럴.
누가,
우리네 삶을 이따위로 만들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