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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수 있는 직

권미령 |2006.07.25 05:29
조회 91 |추천 0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에 동네 수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그날 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해먹을지...

시시콜콜한것까지 다말하고 들을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한 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 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배고파"해가며

찌게 간도 보는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오늘은 니가 설겆이를 해야 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치만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이면 좋겠다.

 

주말저녁이면 늦게까지 티브채널싸움을 하다가

오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 더먹어~"나 배 불러~"해가며 게걸스럽게 먹고나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것도 잊어버린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눈도 안떠지는 나를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길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피스타치오아몬드나.. 체리치즈케잌..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콘을 두개 사들고

"둘 중에 너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울엄마한테 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하시고

당신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며 흉을봐도 맞장구 치며 들어주시는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사람

피붙이 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붙일수 있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 사람

 

월급봉투를 매달 나한테 통째로 맡기진 못해도

가끔 내가 컨디션 저조일때는 한번쯤 봉투 통째로

나한테 안기면서 "선물이야"라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부모님도 소중하지만 나 있는데선

"나한텐 당신이 첫째야"라고 살짝 거짓말도 해줄수 있는 사람

화내는 것보단 웃는 쪽이 더 많은 사람

웃을땐 시원하게 웃을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랑 가끔 우리 친정에도 가줄수 있는 사람

내가 우리엄마한테 "나 이사람 하고 살거에요"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우리엄마도 "그 사람이면 괜찮지"라고 말해줄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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