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저 안부를 물었을 뿐이었다. 너의 그 심드렁한 반응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에 딱히 내 신경을 거스를만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오늘따라 툭툭 내던지는듯한, 그리곤 별반 관심없는듯한 니 말투가 내 가슴을 후비파더라. 내가 한바가지의 말을 쏟아놓았더니 너는 한방울을 손으로 찍어 보더라. '뭔 관심이세요 당신. 용건없으면 빨리 끊으시죠.' 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던것 같다. 핸드폰의 역기능중 하나는 때와장소를 가리지 않고 받기 싫은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는것. 인연의 반쯤 걸친사람중에 하나가 딱히 궁금하지 않은 그네들의 근황을 실시간 중계해주며 사실 몰라도 될 내 안부를 묻곤하는 그들에게 나는 매몰차게 전화를 끊을수가 없어서 건성건성으로 대답해 주곤 했다. 그러곤 했다. 몹쓸짓이겠지만. 나는 이게 최선이었다. 상처주진 않으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입장에 서있었다. 사실은. 알고보니. 관계에 품격을 매길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소중한 사람이라는게 존재하고 또 그들에게 내가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니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너는 내게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너와 나 사이에는 너무 깊은 골이 파져 있었다. 나만 그걸 몰랐다. 왜 나만 몰랐나. 모순덩어리다. 나는. 상처를 받으면서 남한테 똑같은 상처고 주고 있다. 그들도 날 소중하게 생각했을수도 있겠지. 나는 전혀 아니었는데. 벌받았다곤 생각않는다만. 하필 너였기에, 충격이 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