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국정원장 집유에 불만없어"
(성남=연합뉴스) 차대운 한미희 기자 = "아비 없이 시집보냈던 딸아이를 이렇게 저 세상으로 보내놓고 구치소 독방으로 돌아가려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
결혼한 지 한달도 안돼 친정집에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걱정하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한 셋째딸(25)의 장례를 위해 4박5일의 짧은 귀휴(歸休)를 얻어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 머무르고 있던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25일 구치소로 돌아가기 직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심경을 토로하며 감정에 북받친듯 눈시울을 붉혔다.
반바지에 러닝셔츠를 입고 거실 의자에 앉은 김은성씨는 오랜 수형생활에 지친 데다 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서인지 무척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입술가에 하얗게 버즘이 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김씨는 "셋째가 결혼식장에서 눈물을 심하게 흘렸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감옥 안에서 하염없이 울었다"며 "세 딸중 유독 마음이 여려 구치소에 면회도 오지 못하게 했던 딸이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맏사위(33)는 곁에서 "장인이 상심이 너무 커서 집에 오신 후 줄곧 과음하며 자제력을 잃어 자해까지 시도하는 바람에 온 가족이 밤새 장인 주변을 지켜야 했다"고 김씨의 상태를 설명했다.



김씨는 또 "내가 정보기관에 30년 있으며 냉철하고 담대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다시 감옥에서 버텨야 할 지 모르겠다"고 귀휴 이후를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불법도청사건에 연루된 임동원, 신건 전임 국정원장에게 가벼운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에 대해서 김은성씨는 항간의 소문과 달리 "내가 희생양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재판결과에 불만이 없음을 강한 어조로 밝혔다.
그는 "남이 형을 받는다고 내 죄값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원장들이 인정을 하면 국정원 조직자체가 범죄집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또 "비록 불법도청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도청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불법도청은 없어져야 하겠지만 안보를 위한 합법도청(감청)은 꾸준히 유지되고 발전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씨는 인터뷰를 마친 뒤 성경책이 담긴 검정색 가방 하나를 단출하게 든 채 아쉬운 표정으로 두 딸의 부축을 받으며 사위가 모는 승용차에 올라 복역중인 영등포구치소로 향했다.
다음은 김은성씨와 나눈 일문일답.
--지금 심정은 어떤가
▲ 비감한 마음뿐이다. 자식을 이렇게 보낸 것은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하겠는가. 지금 다시 감옥 독방으로 혼자 들어가야 하는데 기가 막힌 심정이다. 정보기관에서 30년을 근무하면서 스스로 냉철하고 담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시 감옥에 들어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딸의 죽음을 어떻게 알게 됐나
▲ 귀휴 나오던 날(21일) 구치소장이 조용이 불러 '마음을 크게 먹으라'고 하더라. 결혼한 지 한달도 안 된 딸아이가 그렇게 됐다니 말없이 눈물만 흘러나왔다. 형제 중에도 워낙 마음이 여린 편이라 면회도 오지 못하게 했던 아이다. 결혼식장에서 아버지가 없어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감옥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들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형평성에 문제는 없다고 보나
▲ 내가 희생된 것이 전혀 없다. 원장님들이 (감옥에서) 오래 사셔야 되겠나. 남이 형을 받는다고 내 죄값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원장들이 인정하면 내가 평생을 몸바친 조직전체가 범죄집단이 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원장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또 검찰에서도 구속은 나로 끝내달라고 이야기했었다. 난 판결받은 대로 살 것이다. 다만 국민들에게 폐를 끼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감옥에 갇힌 지금은 도청에 대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 도청사실을 숨김없이 시인한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가 저지른 범죄를 숨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합법도청과 불법도청은 구분되야 한다고 본다. 도청은 국가안보상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가피한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합법적인 도청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딸아이 죽음은 내 책임, 비감한 마음뿐"
"전임 국정원장 집유에 불만없어"
(성남=연합뉴스) 차대운 한미희 기자 = "아비 없이 시집보냈던 딸아이를 이렇게 저 세상으로 보내놓고 구치소 독방으로 돌아가려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
결혼한 지 한달도 안돼 친정집에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걱정하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한 셋째딸(25)의 장례를 위해 4박5일의 짧은 귀휴(歸休)를 얻어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 머무르고 있던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25일 구치소로 돌아가기 직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심경을 토로하며 감정에 북받친듯 눈시울을 붉혔다.
반바지에 러닝셔츠를 입고 거실 의자에 앉은 김은성씨는 오랜 수형생활에 지친 데다 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서인지 무척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입술가에 하얗게 버즘이 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김씨는 "셋째가 결혼식장에서 눈물을 심하게 흘렸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감옥 안에서 하염없이 울었다"며 "세 딸중 유독 마음이 여려 구치소에 면회도 오지 못하게 했던 딸이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맏사위(33)는 곁에서 "장인이 상심이 너무 커서 집에 오신 후 줄곧 과음하며 자제력을 잃어 자해까지 시도하는 바람에 온 가족이 밤새 장인 주변을 지켜야 했다"고 김씨의 상태를 설명했다.



김씨는 또 "내가 정보기관에 30년 있으며 냉철하고 담대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다시 감옥에서 버텨야 할 지 모르겠다"고 귀휴 이후를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불법도청사건에 연루된 임동원, 신건 전임 국정원장에게 가벼운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에 대해서 김은성씨는 항간의 소문과 달리 "내가 희생양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재판결과에 불만이 없음을 강한 어조로 밝혔다.
그는 "남이 형을 받는다고 내 죄값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원장들이 인정을 하면 국정원 조직자체가 범죄집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또 "비록 불법도청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도청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불법도청은 없어져야 하겠지만 안보를 위한 합법도청(감청)은 꾸준히 유지되고 발전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씨는 인터뷰를 마친 뒤 성경책이 담긴 검정색 가방 하나를 단출하게 든 채 아쉬운 표정으로 두 딸의 부축을 받으며 사위가 모는 승용차에 올라 복역중인 영등포구치소로 향했다.
다음은 김은성씨와 나눈 일문일답.
--지금 심정은 어떤가
▲ 비감한 마음뿐이다. 자식을 이렇게 보낸 것은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하겠는가. 지금 다시 감옥 독방으로 혼자 들어가야 하는데 기가 막힌 심정이다. 정보기관에서 30년을 근무하면서 스스로 냉철하고 담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시 감옥에 들어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딸의 죽음을 어떻게 알게 됐나
▲ 귀휴 나오던 날(21일) 구치소장이 조용이 불러 '마음을 크게 먹으라'고 하더라. 결혼한 지 한달도 안 된 딸아이가 그렇게 됐다니 말없이 눈물만 흘러나왔다. 형제 중에도 워낙 마음이 여린 편이라 면회도 오지 못하게 했던 아이다. 결혼식장에서 아버지가 없어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감옥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들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형평성에 문제는 없다고 보나
▲ 내가 희생된 것이 전혀 없다. 원장님들이 (감옥에서) 오래 사셔야 되겠나. 남이 형을 받는다고 내 죄값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원장들이 인정하면 내가 평생을 몸바친 조직전체가 범죄집단이 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원장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또 검찰에서도 구속은 나로 끝내달라고 이야기했었다. 난 판결받은 대로 살 것이다. 다만 국민들에게 폐를 끼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감옥에 갇힌 지금은 도청에 대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 도청사실을 숨김없이 시인한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가 저지른 범죄를 숨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합법도청과 불법도청은 구분되야 한다고 본다. 도청은 국가안보상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가피한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합법적인 도청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