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서울영화제입니다. 장맛비 소식이 다시 전국을 강타하고 있네요. 어젯밤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만 오늘은 중부와 경북 쪽에 호우가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장마도 거의 끝물이라 하니 아무쪼록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방학철이라 아침에 길을 나서면서 보니 이른 시각부터 동네 문방구 앞에 아이들 몇몇이 옹기종기 우산을 쓰고 나와선 장난감 구경을 하고 있더군요. 감탄사도 내지리고, 서로 토론도 하면서 제 갖고 싶은 것들을 얘기하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습니다. 나도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제 꿈도 '문방구 주인'이었거든요. 내가 갖고 싶은 모든 것은 문방구에 있었고, 용돈이나 세뱃돈 같은 '목돈'이 쥐어지면 저는 쪼르르, 매번 문방구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야구 글러브, 축구공, 로봇 장난감, 만화경, 주사위놀이판, 만화책... 그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 문방구 주인이 얼마나 대단해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 얘길 부모님께 했더니 박장대소를 하시던 기억도 생각나네요. 저는 지금 '문방구 주인'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만 꿈이 어떤 것이든 그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사는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인생이 최고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소박한 꿈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여러분의 꿈은 어떤 변화를 거쳐 무엇으로 정착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도 그와 관련을 가집니다. 송재천 감독의 '탱크보이 Tankboy' (http://senef.net/net/nextStream1_sub.php?idx=26&cat=1) 라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14분 분량이구요, 올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시골마을에서 홀어머니와 살고있는 소년에게 입영통지서가 나옵니다. 소년은 입대하여 '탱크보이'가 되지요. 휴가를 받아 시골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어머니에게 효도하고 마을 일에 신경쓰면서 다른 존재가 되어갑니다. 그러던 중 소년에게 문제가 생기지요.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이 영화는 자주 어머니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면서 스토리 바깥의 감정선을 건드립니다. 이 영화를 보신 네티즌 중 '더미'라는 분은 '이 영화가 슬프다'고 적어주셨습니다. 슬픔은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닌데도 장면과 장면 사이에서 비릿하게 묻어나오지요. 그것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인가를 한편 살펴보시는 것도 좋은 관람이 되실 거라 믿습니다. 이 작품에서 재미난 점은 사용된 언어들이 감독의 창조물이란 것입니다. 우리말과 일본말을 섞어둔 것 같은 대사들은 자막 없이도 그 느낌을 아주 잘 전달해줍니다. 새로운 시도로 성공적 효과를 거둔 감독의 발상과 꼼꼼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탱크 보이'와 송채천 감독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눈여겨 봐 주세요. 영구아트무비에 근무한다는 감독의 첫 작품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성취를 이뤄내겠지요. 흐뭇한 시선으로 그의 발자취를 지켜보는 일도 행복한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가끔 창 밖을 보시면서 나는 어디에 와 있나, 생각해 보시지요. 휴식은 삶에 전기를 만들어 줄 거에요. 그 전기가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저는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