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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고개를 들고 눈물은 삼켜라.(박병장 엄마입니다.)

구선회 |2006.07.27 15:40
조회 25 |추천 0
 

 어제 치료 갔다오면서 찬욱이의 오른팔이 풀렸다.

팔이라기보다 어깨부분의 뼈라고 할까?

오른팔은 예상한대로 사라져버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붕대가 풀리고 진면목을 보니 눈앞이

깜깜하다. 

 붕대로 감겨있는 몸이 여름이라 덥다보니 더 가렵고 진물이

흘러서 너무 고생이 심하다. 되도록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거의 다풀고 아직 수술하지 않은 가슴부분만 남기고 등쪽에

깊은 상처와 겨드랑이가 붕대로 연결되어지면서 어깨뼈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어깨뼈가 삐죽이 삐져나와 상처의 흔적을 뚜렷이 나타난다.

점차 드러나는 상처의 흔적들.

나는 그 흔적을 보며 차라리 말문을 닫았다.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고, 찬욱이는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서글피도 울어댄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달래주었지만 더욱 서글피 운다.

다리와 몸통, 오른쪽 귀, 오른쪽 어깨뼈, 텅빈 오른쪽 팔의

빈 공간,  모두모두 망가지고 부셔졌다.

내 아들의 몸이, 사랑하는 내아들의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나약해져가는 아들의 심적고통의 표현은

내게 눈물로 나타낸다.

모든게 나를,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다.

가슴까지 차는 울분과 서글픔이 눈물이 되어 내아들과 나는

가엾은 가슴과 얼굴만을 한없이 적신다.

이렇게까지, 이모양으로, 어떻게, 어떻게, 정말 어떻게

살아가라고...

잔뜩 멋부리며 멋진 인생을 설계하며 학교도 복학해야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여자친구도 사겨야할 어린 아들이,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젊은 혈기가 끓는 젊은 23세의 청년이

기약도 없는 오랜 병상 생활로 몸과 마음이 황폐해져만 간다.

몸이 온통 형형색색 물들어있고, 화상으로 입은 상처의

후유증과 남겨질 흉터와  사라져버린 오른팔과 오른쪽 귀와

거의 다 타버린 오른쪽 다리와 왼쪽 허벅지, 타다남은 가녀린

나무처럼 되어버린 몸뚱아리...

목은 구멍을 뚫어 숨을 쉴수있게 숨구멍을 만들었고,

또한 깊은 상처로 인해 고개조차 들수없어 숙이고 있어

등은 활처럼 휘었고, 오른쪽 다리는 너무나 타서 오그라들어

무릎이 굳어서 다리가 펴지지 않아 한쪽이 짧아져버렸다.

절뚝절뚝. 걸음마 연습도 한팔이 없어 중심을 못잡아 휘청휘청

걸음마 연습하는 기구도 소용이없다.

두팔이 있어야 그걸 잡고 들면서 걷는건데 한쪽손이 없으니

그것마저 불가능하다.

발바닥은 전기가 빠져나간 자리가 움푹 패어있어 발뒤꿈치를

들어야하고,  가늘고 긴다리는 부러질까 두렵다.

부축을 해서 한걸음한걸음 옮길때마다 가슴이 찡한다.

정말 성한곳이 없다.

성한곳이란 성한곳은 화상으로 입은 상처를 메꾸기위해

정사각형, 직사각형으로 이곳저곳을 떼내서 네모 반듯하게

형체가 남아 아직도 여물지 않아 온통 울긋불긋하다

아아아!!!!!!!!!!

이 기막힘을 어쩌라고. 이렇게 되어버려서. 이렇게까지...

이렇게 내아들은 불구가 되어버렸다.

망연자실.

붕대로 감겨있을땐 정말 몰랐다.

이정도인지, 이렇게까지 되어버린 몸인지...

오른팔이 문제가 아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내아들의 몸뚱아리,

정신적으로 받고있는 심적고통.

얼굴에 생기고 있는 떡살은 보기에도 흉하다.

내아들이니까, 내아들이라서 흉한지 뭔지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트 타면 알수있다. 모두 흉물스런 인간을 보듯

얼굴을 찡그리며 서로 눈짓을 한다. 그리고 한마디씩 한다.

그러지말지. 제발 그러지 말아주지.

내아들이, 우리가 얼마나 가슴아픈지,  그럴때마다 얼마나

가슴 철렁한지 모른다.

그냥 그냥 지나쳐주지. 그냥 모른척 해주지. 속닥속닥하며

더이상 내아이의 무거운 고개를 숙이게 하지말지.

얼마나 가슴이 아픈데, 안그래도 상처받아 죽고싶다며

몸부림치는 아인데...

장애인의 설움을 내 아이가, 내가 겪게 될줄이야...

어느만큼 세월을 보내야 모든게 정상이 될까?

지금 우리에겐 모든게 버겁다.

몇개월이 지나도록 부대에선 지원금이 한푼도 없다.

우린 매일 돈이 들어가는데...

넷이서 움직이면 움직이는대로 다 돈이다.

이젠 방문조차 하지 않는다. 정말 매정하기만하다.

날마다 겪어야하는 우리들의 현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외면만하는 부대 사람들이 너무도 야속하다.

붕대가 풀리면서 더욱 겪어야하는 많은 문제들.

산재해 있는 많은 것들이 우릴 울리고 또 울린다.

다가오는 경진이의 결혼식,

아직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다.

몰래 눈물 훔치는 경진이의 모습, 한숨쉬는 아빠.

피곤에 절어 핼쓱해진 여진이, 일어섰다 앉았다하기도

힘든 배추에 절인 듯 축쳐진 나의 육신.

더욱이 찬욱이의 나약해져가는 죽고싶다는 눈물의 호소.

두렵다. 초조하다, 불안하다.

그래서 우린 매일 눈물로 얼룩진 아침을 맞이한다.

비는 쉬임없이 내려 지하실엔 물이 스며들어 퍼내야하고,

옥상의 파이프는 막혀 빗물이 옆으로 흘러 벽을 타고 방으로

스며들어 방바닥을 적실까 두려워 온종일 비를 맞으며

물을 쓸어내고 퍼냈다.

쏟아지는 빗줄기는 우산을 쓰도 소용이없다.

시간이 없어 다리의 물리치료는 생각도 할수없어서

앉았다 일어섰다할 때 통증이 말도 못하게 심하다.

아~ 아~ 아~

어쩌면 이렇게도 한꺼번에 모든게 나를 서럽게 만들까?

감당할 수 없는 이 지독한 현실 앞에 나는 무릎을 꿇었다.

하느님! 왜 이토록 지독한 시련을 주십니까?

하나씩만 주시지. 너무 한꺼번에 몰아서 주시면 나는 정말

감당이 안됩니다.

그만 이제 제발 그만 멈추어주세요.

아직도 주실게 더 남았다면 나는 앞으로 살아갈 용기와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 주어진 현실의 무게가 너무도 무겁고 아픕니다.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가 박힌 듯 무겁고 아픕니다.

아빠도 경진이도 여진이도 나도 병이 났습니다.

그래서 엄마인 저는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찬욱이는 더욱 아픕니다.

그래서 막막합니다.

울어선 안되는데 자꾸 눈물이 흐릅니다.

찬욱이를, 내 가족을 나는 어찌해야합니까?

하느님, 도와주세요. 지켜주세요.

이대로 가다간 우린 모두 무너져서 일어설 힘조차 없습니다.

어찌해야합니까?

어찌해야 이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시련을 견딜수 있는지

내게 응답해주세요.

모든걸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해도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당장 다급합니다.

내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파야하고 이렇게 막막한데 내가, 엄마인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 도와주세요. 제발 우리 찬욱이 위험에서 지켜주시고

우리 가족에게 더 이상의 시련은 주지 말아주세요.

간절히 간절히 애원합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너무도 비는 야속하게도 우리집을

향해 뿌리는 것 같다.

또 나를, 내 가족을 겨냥한 듯 그렇게 비는 내리고 주어지는

현실의 무게는 무거워 나를 더욱 지치게한다.

오늘은 내 아들이 조금은 나아질까?

8월 10일 또 수술이다.

두렵고 무서운 수술...

이제 조금 나아지려나 하면 반복되어지는 수술 때문에

찬욱이의 몸과 마음은 피멍과 진물이 마를 사이가 없다.

목에 관을 박아 숨구멍을 뚫어놔서 그기로 숨을 쉬고있다.

목에 관이 박혀 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아픈데도 다음 수술날

까지 박혀 있는대로 그대로 견뎌야한단다.

그보다 더한 아픔보다 매일 밤낮 시달리는 살인적인 진한

가려움만 없애준다면.....

나오는건 한숨과 눈물뿐인 지금 이 상황을 슬기롭게 또한

지혜롭게 견뎌야하는데도 지금 난 너무도 지쳐있다.

버겁다, 너무 힘이 들어 어깨가 내려 앉는 듯 무겁다.

하루라도 빨리 찬욱이 다치기전 단란하고 행복했던 우리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되돌아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일은, 또 내일은 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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