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자취생입니다
지난 학기 동안 내내 고향엔 잘 못갔던 터라 시험이 끝나자 서둘러 갈 채비를 했죠
집에 가려면 대전을 경유해서 가야하는 데
너무 서둘렀던 탓인지 대전에 도착하고 보니 차비가 모자라는 것입니다. 두둥ㅡ,.ㅡ!!!!!!!!!!
ㅡ,.ㅡ........................................... 초초초 난감.
현금카드에도 잔고가 없고 가방 구석구석 아무리 박박 끌어 모아도 집까지 가는 데는 사천 원 가량 모자랐습니다. 그러다 책 속에서 기적처럼 발견한 문화 상품권 오천원권-_-!!!!!!!!!!!
그렇지만 차비로 낼 수는 없기에 현금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제가 예쁘게 관리하지 못한 탓에 구겨지는 등 못나게 되어버려 가게에서 바꿀 수도 없고 (잘 바꿔주지도 않을 뿐더러)해서 고민하던 끝에
자초지종을 잘 설명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보자. 라고 결심하고.
당시 제가 있던 버스정류장에서 물색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버스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그랬던지 하나같이 너무나도 굳은 얼굴로 버스가 오는 곳만을 응시하고 있는 터라 쉽게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ㅡ,.ㅡ;
그러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기로 마음먹고 몇 십 분을 기다리는데
문화상품권 사용과는 다소 거리가 먼 노약자분들만 지나가시는 겁니다. 허허...
심신이 지쳐가는 와중에 멀리서 하얀 스커트에 (위에는 아마 보라색 상의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아리따운 그녀가 마침 제 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용기 있게 다가가 !!! 말하려고 했지만ㅡ,.ㅡ.. 사실 조금 많이 갈등되어 주춤거리게 되었습니다.ㅡ,.ㅡㅎ
그러다 그 쪽 길에는 그 연령대의 (문화상품권의 가치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법한)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다는 점을 자각하고는 주춤주춤 다가섰습니다.
나쁜짓 한 것도 아닌 데 괜히 민망했지만
저의 안타까운 설명에 하나하나 "예." 라며 또렷또렷하게 일일이 대답해 주시던 그녀는
선뜻 지갑에서 오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 주려던 찰나 ,
그녀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더니 그녀를 자기 쪽으로 감싸고는 저를 피해서 계속 가던 길을 가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특유의 또박또박한 말투로
" 차비가 필요한데 현금이 없으시대." 라며 ,
사실 과도한 미소를 보내온 것도 아니었고 ,또 저를 무시하는 것도 아닌 ,단지 사실만을 말했을 뿐인데.
당시엔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차비가 없던 급한 상황에서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아 준 것뿐인데 말이죠. 그 당시엔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참 고맙더라구요.
그러곤 지갑에서 꺼낸 지폐를 저의 문화상품권과 교환했죠.
예쁜 여성분들은 언제 어디서나 도도하기만 하거나 남을 잘 무시한다는 선입견을
그분으로 인해 날려버리게 된 계기였습니다. 실제로 외모도 아름다우셨거든요.
시종일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경계심이 없음을 보이는 미소를 지어 주셨습니다.
남자 친구 분 부럽습니다. 얼굴만큼 마음도 예쁜 여성분을 애인으로 두셨으니 부디 잘 하십시오. ^^
만약 톡에 오르게 된다면 꼭 이글을 보시고
그때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집엔 잘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_^
6월 24일 토요일. 대전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버스정류장(정확한 정거장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에서 만났던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