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지업계가 사상 초유의 적대적 기업 인수ㆍ합병(M&A) 난투극에 휘말렸다..
이번 사태는 일본 제지업계 1위인 오지제지가 지난달 3일 5위인 호쿠에쓰제지에 대해 경영통합을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호쿠에쓰 측은 곧바로 이를 거부하고 자체적인 매수방어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M&A 공방전으로 전개됐다..
여기에 업계 2위인 니혼제지는 지난달 28일부터 호쿠에쓰 주식을 매일 수백만 주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호쿠에쓰가 오지제지 산하로 편입될 경우 입을 악영향을 염려해서다..
오지제지가 호쿠에쓰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한 최대 이유는 자사의 약점을 보강해줄 무기를 호쿠에쓰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호쿠에쓰는 일본 제지업계에서도 가장 최신 생산설비인 'N9 머신'을 보유하고 있다..
제지업계는 설비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일종의 장치산업인 만큼 노후 설비만을 갖고 있는 오지제지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호쿠에쓰와 경영통합을 원했다..
노후 설비만으로는 장기적으로 국제적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호쿠에쓰를 산하에 편입하려는 오지제지의 당초 목표는 현재로서는 달성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우선 오지제지가 이미 확보한 호쿠에쓰제지 주식 비율은 3.4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호쿠에쓰가 일종의 백기사로 불러들인 미쓰비시상사가 제3자 할당증자를 통해 인수할 지분을 합치면 미쓰비시의 보유지분이 24%로 늘어난다..
여기에 업계 2위인 니혼제지도 호쿠에쓰제지의 10%가량을 확보할 때까지 계속해서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점도 큰 변수다..
우선 오지제지는 신탁은행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호쿠에쓰제지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니혼마스터 트러스트신탁은행(8.45%)이나 니혼트러스트 서비스신탁은행(8.36%), 니혼흥아손해보험(3.65%), 미즈호은행(2.86%)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와 함께 오지제지는 호쿠에쓰제지 주식을 1000주 이상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주식을 팔아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일본 동종업계 대형 업체간 첫 적대적 M&A라는 점에서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만일 오지제지가 주식 공개매수에 성공해 호쿠에쓰의 대주주가 된다면 일본 제조업계에 비슷한 일이 언제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적대적 M&A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벌써부터 점치는 애널리스트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호쿠에쓰 쟁탈전 결과가 어찌되든 보수적인 일본 제조업체들이 적대적 M&A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오지제지는 올 3월 말 결산 기준으로 매출액이 1조2138억엔, 순이익은 210억엔에 각각 달하는 일본 최대의 제지업체다..
니혼제지는 같은 기간 매출 1조1521억엔으로 오지제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M&A 태풍의 핵인 호쿠에쓰제지는 올 3월 말 결산에서 매출 1536억엔과 순이익 32억엔에 그쳤지만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이제 더이상 기업의 전통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철저한 수익률 싸움, 매출액, 시장 점유율 싸움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기업이란 어디까지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이 기업들은 생물과 마찬가지로 초창기에는 작은 규모를 가지다가 좋은 지도자(리더)를 만나면 빠르게 성장하고 그렇지 못하면 꽃을 피지도 못하고 수그러들게 마련이다..
기업의 세계는 인간세계라기 보다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정글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사회의 경우 일종의 도덕이 존재하지만 정글의 법칙에서는 약한자는 먹이감일 뿐이다..
또한 약자들 무리에 있어서 부상 당하거나 좀 더 약한 동물이 도태되어 먹이감이 됨으로써 포식자를 따돌릴 수 있고 강한 유전자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서 결국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동안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훌륭한 임직원들이 그동안 회사를 꾸려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그런 지도자들이 없다면 무너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는 기업의 전통은 그저 허울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일본의 제지업계의 움직임은 이런 정글의 법칙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기업문화에서는 국적이 다르던 업종이 다르던 관계없이 M&A 및 전략적 제휴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수익 창출을 위해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것이다..
한국의 기업문화도 사실 이에 못지 않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같은 업종간 덩치키우기 및 신기술 확보를 위한 M&A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결국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떄문에 말이다..
2006. 8. 7(월) 日 제지업계 사활건 M&A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