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따금
엽서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군더더기 잔소리를 다 빼어버리고,
간절한 마음을 몇 줄로 담은
엽서를 띄우고 싶은 때가 있다.
하루 일을 끝내고
퇴근차를 기다리는 저녁 때나,
비 오는 늦은 오후,
까치 우는 아침나절,
바람부는 어느 시각에는
불현듯
몇 줄의 글을 담아
바람편에 띄워 보내고 싶어진다.
그리고는 시야에서 아득히 사라져가는
내 마음 한 조각이 어느 누구에게 전해질 거라는
이상한 기적을 믿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나이값도 못하는 철부지의 생각이나,
요즘처럼 나뭇잎이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시절에는
한 장의 엽서를 쓰고 싶다.
더구나
유난스레 윤기어려 반짝이는 미루나무 잎을 보면
가장 아름다운 한 줄의 글을
그 잎새 하나에 써 넣고 싶어진다...
긴 사연이 담긴 편지보다
짤막한 엽서를 받고 싶어진다.
건조한 나의 일상을 촉촉히 적셔 줄
우정 어린 몇 줄의 글에 깊이 감동되고 싶다.
두어 줄의 진실한 안부 엽서를 받고
오래오래 나는 감사하게 되기를 원한다.
소식 끊긴 옛친구의 이름을
손바닥만한 엽서에서 발견하고 싶다.
어느 날 내가 문득 보고 싶어져
안부를 전한다는 그런 정도의 글에,
가식없는 표현에 나는 감동되고 싶어진다...
나 역시 몇 줄의 글에다 진실을 담아
한 장의 엽서를 띄우고 싶어진다.
그리운 벗에게,
아끼는 제자에게,
소식 끊긴 혈육에게,
유치원 다니는 어린 딸애에게...
미루나무 잎새만한 초록엽서 한 장으로
하고 싶은 숱한 얘기를 담아 보내고 싶은
오월 어느 날 어느 때가 있다.
아니, 미루나무 잎새에다 쓰고 싶은
간절한 몇 마디를 찾아내고 싶은 때가 있다.
BOITEA0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