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않되는 일이 있나보다. 난 결혼 13년 동안 온갖 무시와 학대를 받으면서도 내가 진심으로 시모를 모시면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고 나를 자식으로 인정하리라 믿어왔다.
하지만 내 착각이다. 미운털박힌 내 남편은 며느리인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시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걸 나는 이제 알아버렸고, 더 이상 어떤 노력도 하지 않기로 오늘로서 다짐했다.
작년에 시동생이 결혼하면서 부터 나는 시모를 용서할수가 없었다.
동서와 나는 콩쥐와 팥쥐 며느리다.
일일이 나열할수는 없지만 대강 이렇다.
1. 내가 시댁에 가면 "집구석에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으니 니들이 알아서 챙겨먹어라"고 해서 라면을 급히 끓여 먹던가 밥통에 누런 찬밥을 비벼먹곤했다. 그러나 막내 동서 시댁에 가면 따뜻한 밥에 국에 고기까지 양념해놓고 기다리신다.
2. 시집가서 13년동안 명절 시장보는거 나 혼자 다 했다. 시댁에서 시장까지 약 15분정도 걸리고 내가 워낙 체구도 작고 힘도 없어서 시모한테 시장 같이 가자고 하면, 다리 아퍼서 같이 못간다고 딱 잘라 말하길래, 나혼자 왕복으로 3번을 시장봐다 날랐다. 그게 너무 힘들어서 그 후론 서울에서 4~5일 동안 미리 시장 봐 놨다가 신랑 차에 싣고 갔다.(첫아이 가져서 배가 터질듯할때도 그랬음)
그러나 이번 설엔 동서가 늦게 오자 , 힘든가보다며 (동서가 임신중)시모가 나랑 직접 시장 보러 가자며 일어선다. 나는 속절없이 따랐다.
3. 동서 시집와서 명절음식하던날 울 시모.전부치느라 힘들었다며 피자를 사주신다기에 왠일인가 했다. 난 그동안 전부치고 있다가도 점심시간되면 손 닦고 밥상차려서 드리고 다시 하던일 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건 자기가 산다던 피자값을 안방에 있는 울 신랑한테 "피자값 내놔, 20,000원" 하더란다. (큰아들 돈은 물이다)
4. 우리 신랑이 제일 좋아하는게 인절미다. 그래서 별명도 떡돌이.
어제 시장보면서 떡집에서 약과랑 제사떡을 사고 물건이 너무 많아 시모한테 보고 있으라고 하고 갈비사러 갔다가 시동생차로 집에와서 장본걸 정리하다가 내가 안산 인절미가 있기에 "이게 뭐예요?" 했더니, 손주들 먹으라고 사왔다길래 그런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 애들한테 가져다 줬더니 접시들고 방에 따라 들어가 인절미 덜어서 동서 앞에 놓고 먹으란다. 입덧한다고..... (큰아들보다 막내 며느리가 더 좋은게지)
5. 우리 동서 명절날 한번도 시집에서 잔적없다. 저녁먹으면 힘들다고 자기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온다. 나는 새벽 5시 30분부터 일어나서 탕국 끓이고, 닭 삶고 ..... 우리 시모 내가 그렇게 일할때 내다 보지도 않는다.
그러다 차례상 거의 다 차릴때쯤 되면 우리 동서 그때온다. 당연히 내가 새벽부터 무엇을 했는지 알수가 없으니 차례지내는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꺼다. 막상 차려 놓으면 별로 생생도 나지 않는 음식이니까. 그래도 나는 내 동서가 밉지 않다. 신새대니까 , 요즘애들 다 그러니까. 내가 이해할수 없는 건 시모다.
6. 나 시집살이 13년동안 단 한번도 세배돈 받은적없다. 우리 남편 장난삼아, "엄마 우리 세배했는데 세배돈 안줘요?" 했다가 "세배돈은 자식이 부모한테 세배하면서 내놓는거지 어떤 부모가 자식한테 세배돈 주냐" 며 면박해서 그 후론 아예 말도 못꺼냈다.
그런데 우리 동서 들어온 첫 구정때. 세배하고 나니까 느닷없이 하얀 봉투를 주시는거다. 마치 매일 그랬던 것처럼...자상한 얼굴로.....
나 하나, 동서 하나, 더 놀라운건 자그마치 50,000원이나 들어있었다는거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 동서가 나 한테 시장본비를 100,000원 주니까, 그게 안타까워서 주나보다. 난 지금껏 명절만 되면 시장보는데, 시모 선물사는데, 시모 용돈 드리는데 쓰느라고 40여만원씩 썼다. 그리고도 단 한번도 세배돈이나 시장본돈 받은적없다. 물론 고맙단 수고했단 말조차도... 더 열받는건 내 동서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는거다. 울시모 동서한테 끔찍하게 잘하니까 ....
난 오늘도 세배돈 주는 시모가 미워서 그돈 다시 식탁에 놓고 빨리 집으로 왔다.
돈 받는데 왜 기분이 나쁘냐고 하는분 계시겠지만 , 동서 주고 싶은마음에 어쩔수 없이 나 까지 주는 시모를 용서할수가 없다. 올해 내 딸이 중학교 가는데 울 시모 예전이랑 똑같이 세배돈 10,000원 준다.
차라리 내 세배돈 주지말고 손주한테주면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프진 않을텐데...
너무나 큰아들 작은아들 차별이 심해서 내가 언젠가 한번 물어봤다. 왜그렇게 큰아들이 싫으냐고..
우리시모왈, "니가 내 아들 꼬셔서 일찍 결혼하는 바람에 지 동생들 학비며 생활비를 내가 벌어야 하지 않냐, 뭐가 그리 급해서 결혼을 그렇게 일찍했냐? 동생들 학교 졸업하고 결혼시키거든 찬찬히 하지...)
울시모 청상과부임다. 애 아빠 위에 누나 하나 있고 동생이 셋이고요.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가난한집 장남에 , 홀 시어머니에 , 동생들 줄줄이 , 직업도 그저 그랬던 제 신랑 이 그때 결혼않했음 지금쯤 결혼할수 있었겠습니까?
저요, 울 시모를 이해할수가 없어요.이제는 정말로 정 떼려고 결심했어요. 난 아무리 잘해도 울 시모사랑 못받을텐데, 이젠 내가 지치내요.내가 속이 좁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