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창밖을 보았다.
아주 이쁜 어린소녀가 눈에 보였다.
오늘은 비가 그리 많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까.
어린소녀는 핑크색의 dot 무늬가 들어간 이쁜 우산과
흰 원피스에 뭔가를 어필하기 위한 핑크색 허리띠를.
핑크색 장화를 신고 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마치 한 마리의 봄의 기운을 타고 막 깨어난 나비 처럼
춤을 추었다.
잘 쓰지 않는 내방의 수동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아이스 크림 하나 쥐어주면서 나의 사진 모델이 되어
달라고 부탁 하고 싶은 욕구가 내 교감신경을 자극해 왔다.
정말
아직 때묻지 않은 그 순수한 동심이 부러웠다.
인도가 보였다.
허리가 휘어져서 거의 정확한 직각의 몸매를
자랑하시는 할머니께서 부서질 데로 부서져서
우산살이 여기 저기 삐져나와 있는 우산을 쓰시고
아주 아주 천천히 걸음을 재촉하시고 계셨다.
그 뒤에는 아까 말했던 그 소녀가 뒤따라 오고 있었다.
그 단순한 상황을 보는 순간 그 즉시 떠오른 한 생각.
" 저 소년 어떻게 할거 같아? "
역시나 그랬다.
느릿느릿한 할머니의 걸음을 참지 못한것일까?
할머니를 밀치기라도 하듯이 할머니를 앞질러서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아까 보았던 그 소녀. 그 소녀 말이다.
할머니는 여전히 느린 걸음을 재촉 하시고 계셨다.
제 3자의 시각에서 본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명확히 색깔이 다르면서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그 두사람.
그런 두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이 있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친구.
바로 그 무리 중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 색깔이 다르면서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
이 문장 속에는 엄청난 paradox 가 있지 않는가...
우리는 그런걸 알면서도 모르면서도 그렇게 살아간다.
헤어 날 수 없는 올가미 속에 묶인 한마리의 양처럼
발버둥 쳐봐야 더욱 조여드는 그 올가미에 묶인 것처럼
그냥 그렇게 살아 가는 것이 최선책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