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리에서 돌다가 서서 쉐도우 복싱, 해머로 타이어 내려치기, 얼음 덮인 산에서 뛰기 등등. 위에서 열거한 기행(?)에 가까운 행동들은 모두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28, 러시아)의 독특한 훈련 방법들이다. ▲ ‘코끼리 코’ 즐기는 효도르... 그로기 상태 완벽 대비 일명 ‘코끼리 코’ 자세처럼 허리를 굽히고 제자리에서 회전을 한 뒤 어지러운 상태에서 곧장 쉐도우 복싱을 하는 이 훈련은 시합 중 그로기 상태에 대비한 것. 그로기 상태에서의 대처는 경기 결과와도 직결된다. 그로기에 빠졌을 때 재빠른 대처가 없을 경우 상대의 후속타에 경기를 그대로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자리에서 돌기’ 동작을 하고나면 일시적으로 균형 감각을 잃어 그로기 때와 유사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효도르는 똑바로 서 있기가 어려운 어지러운 상황에서 펀치를 내뻗으며 시합 내에서의 위급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는 것이다. 여간해서는 상대의 펀치나 킥 정타를 허용하지 않는 효도르이지만 프라이드 26에서는 후지타 카즈유키의 강펀치를 맞고 휘청이는 모습을 보인 직후 놀랍게도 클린치에 성공, 위기를 벗어났다. 이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패배의 위기를 벗어났으니 재미를 톡톡히 본 셈. ▲ 자연 친화 훈련... 효도르의 자연 사랑! 효도르는 무거운 바벨이나 덤벨을 이용한 근력 훈련은 지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구를 이용해 길러진 힘과 시합에서 쓰는 힘은 다를 뿐더러 무리한 근육 증가는 스피드에 해가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는 바벨과 덤벨을 이용한 정석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크로캅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효도르는 헤비급 평균 이상의 파워와 뛰어난 근지구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다소 독특한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효도르가 즐겨하는 근력 훈련은 해머로 타이어 치기. 땅에 타이어를 반 쯤 박아놓고 머리 위로 해머를 들어 올려 타이어를 두들긴다. 복서들이 애용하는 장작패기가 변형된 형태이다. 장작패기에 비해 타이어의 탄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해머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또한 타이어에 의해 해머가 튕겨 나오는 방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서도 훈련의 효율이 배가된다. 효도르의 가공할만한 파운딩의 위력에는 이 해머 훈련의 몫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지구력도 최고... 눈쌓인 고산 달리기도 지구력 훈련으로는 효도르 역시 다른 파이터들과 마찬가지로 러닝을 하지만 시합이 가까워지면 좀 더 특별한 지구력 훈련에 돌입한다. 눈이 쌓인 고산을 달리거나 파트너를 어깨에 메고 비탈을 오르내리는 등의 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산소가 부족한 고산 지대에서의 트레이닝은 지구력 강화에 탁월하다는 것이 정설. 고지대에서의 훈련은 고지대에 위치한 중남미 국가의 복서들이 즐겨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일반인이라면 등산하는 것도 꺼려질 눈 덮인 산에서의 효도르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휴식 시간 중 ‘건강에 좋다며’ 얼음물에서 헤엄을 치고 알몸으로 눈밭을 구르는 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 경량급을 방불케 하는 비정상적인 순발력과 유연성, 3라운드 내내 스탠딩과 그라운드에서 펀치를 내뻗을 수 있게 하는 강인한 지구력, 근 지구력은 모두 이 효도르만의 훈련법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과연, 황제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혹시 크로캅과의 경기를 앞두고 공개하지 않은 그만의 훈련법을 더 개발해 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