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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2006.08.16 04:36
조회 11 |추천 0

착각해서 미안,

    욕심내서 미안,

        부담 줘서 미안

 

 

 

*그남자

 

 

그래, 친구로 지내자.

친구 하자.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다니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된다는 말.

그거 정말이니?

 

정말 많이 생각해 보긴 한 거야?

내 생각, 나랑 매일매일 있을 생각,

나랑 아주 오래 함께 할 생각,

해 보긴 한 거야?

 

그런 생각 해 봤으면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할지, 그런 거 알 텐데.

내가 얼마나 자상한 애인이 되고

좋은 남편, 멋진 아빠..

내가 앞으로

너한테 해주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지

그런 거 다 알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다면

어쩔 수 없지 뭐.

 

친구 하자.

 

내가 미안했다.

착각해서 미안

욕심내서 미안

부담 줘서 미안.

그리고

아직 희망을 못 버려서 미안.

정말 미안..

 

 

 

* 그여자

 

 

친구라는 좋은 단어가

지금 우리 앞에선

참 볼품이 없어졌네요.

 

친구란 말을 꺼내면

싫어할 거라는 거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어차피

어리석은 진실은 어리석게 말해야 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불편한 진실은 불편하 게 말해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진심으로

나도 많이 생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라는 표현

그냥 아무렇게나 말한 건 아니었어요.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넌 아니다' 그렇게 말할 만큼

내게 그 친구가 가벼운 존재였다면.

 

그랬다면.. 어쩌면 난, 그 친구를

그냥 내버려뒀을지도 모르죠.

 

내게 더 좋은 사람이 생길 때까지

가끔 만나면서 내 외로움도 달래고

적당히, 적당히, 적당히

그렇게 지낼 수도 있었겠죠.

 

물론 그러다 정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알잖아요.

정은 깊어져도 정이지

사랑이 아니란 거.

 

친구일 때 우리는 제일 좋을 수 있어요.

당장은 불편해도 그게 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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