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정말 재미있나봐
골프는 정말 재미있나 봅니다. 나라가 물에 잠겼어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해도, 소위 힘있는 사람들은 골프를 즐깁니다. 여당과 야당,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습니다. 얼마나 중독이 되었으면 그랬을까요. 누가 그러더군요. 서서 하는 것 중에는 골프가, 앉아서 하는 것 중에는 마작이 제일 재미있다고요. 민주화투쟁에 앞장섰고, 누구 앞이건 당당했던 아무개 국무총리도 그 많은 비난을 걷어차며 골프를 즐기다 끝내 물러났습니다. 결국 자리를 걸고 골프를 친 셈이니 얼마나 재미있으면 그랬을까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일행 중에는 꼭 사업을 하는 사람이 끼어있어야 하는지요. 그리고 문제가 불거지면 누가 묻지도 안했는데 입장료와 술값은 공평하게 나눠냈다고 둘러댑니다. 그래서 역으로 유추해 봅니다. 아하 잔디 위에는 권력, 돈, 이권, 자리, 야합, 불법 등 이런 것이 굴러 다니겠구나…….
우리 정치권은 패가 갈려 서로 싸웁니다. 그러나 막상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는 여와 야가 없습니다. 서로 눈을 깜박거립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얼굴을 붉혔겠지만, 이내 나눠 먹고 접대받으며 민심을 훔치는데 익숙해집니다. 수절하겠다는 춘향이에게 큰칼을 씌우고 저희끼리 낄낄거리는 변사또의 생일잔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그 이름을 도용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착한 백성들은 수재의연금을 내려고 줄을 섭니다.
〈김택근/시인〉 경향신문 아침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