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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소금 눈 내리는 마을 '증도'

윤수진 |2006.08.19 10:38
조회 281 |추천 0

정오의 태양이 머리 꼭대기를 후벼 파듯 뜨거운 날이었다. 바람 한 점이 없어 더 괴로웠다. 염전 주변에 자라는 퉁퉁마디(함초)가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흔들렸다. 바닥에 고무를 덧씌워 새까만 염전 위에 소금꽃이 하얗게 피었다. 이 더운 날, 긴 소매 윗도리와 챙 넓은 모자로 ‘완전무장’한 염부들이 고무래(곡식이나 흙을 펴거나 고를 때 사용하는 ‘T’자 모양 기구)를 들고 염전에 들어섰다.

 

 

▲ 하얗고 고운 소금이 눈처럼 소복이 쌓인 증도 염전

 

여름의 짠맛을 느끼고 싶다면… '소금섬' 증도

 

하얀 눈? 아니 소금이 눈처럼 쌓인 곳, 증도 이곳이 천일염 때문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증도에 소금만 있는게 아니다 피부에 좋은 게르마늄 갯벌, 리조트까지… 조용했던 그 섬이 더 북적이기 전에 가보자.

 

“촤아악~” 고무래가 염전 바닥을 긁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렸다. 고무래를 밀 때마다 소금 무더기가 염전 가장자리에 산처럼 쌓였다. 시커먼 갯벌을 배경으로 소금 무더기가 하얗게 반짝인다. 얼마나 뜨거울까. 그러나 보기에는 아름답고, 시원했다. 일꾼들이 소금을 가득 실은 외발수레를 소금창고로 밀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은, 그래서 더욱 드라마틱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소금창고 64채가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늘어섰다. 소금은 여기서 1년을 보내며 씁쓸한 간수가 빠진 다음에야 팔려나간다. 고단한 대패질(고무래로 소금을 모으는 작업)은 해가 질 무렵에야 끝이 났다. 염전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무더운 여름이면 새하얀 소금이 눈처럼 쌓이는 곳, 전남 신안군 증도다. 정부에서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틈새 갯벌을 둑으로 막아 염전을 만들었다.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의 생계수단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염전인 ‘태평염전’의 기원이다. 매년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5%인 1만5000t이 여기서 난다.

 

값싼 수입 소금에 치이고, 소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에 밀려 활기를 잃었던 이 ‘소금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소금이라도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며, 한국의 천일염처럼 좋은 소금을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졌다. 지금은 제대로 된 천일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와 염전을 견학한다.

 

증도에는 소금만 있는 게 아니다. 넓은 갯벌에는 피부미용에 좋은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하다. 검은 갯벌 뒤로 시뻘건 해가 지는 광경은 장관이다. 우전해수욕장은 여름 성수기에도 비교적 한산하다. 지난 7월, 객실 121개가 있는 ‘엘도라도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숙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리조트와 함께 들어선 ‘증도갯벌생태전시관’에서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새로운 관광·휴양지로 뜨고 있는 증도. 오는 2010년 뭍과 섬을 잇는 연륙교가 개설된다. 사람들이 몰리고, 한적하고 조용한 섬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더 늦기 전 증도에 다녀왔다.

 

글 : 증도=김성윤 기자

사진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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