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식었다는 걸 안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한다.
그렇게 되면, AB형은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도, 회복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방이 말하기를 기다리는 마냥. 어쨌든 정말 신기
하게도 상대방이 헤어지자는 한마디에 너무나도 간단히 OK를 하는
AB형이다. 이유는 따로 없고 매달리면 쪽팔리니까. 멋있지가 않거
든. 그리고 그만큼의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이 갖춰져 있으니까. 미련
과 집착이 적기에. 사귀는 건 타 혈액형 배로 어렵게 사귀면서 헤어
질 때는 배의 세제곱으로 쉽게 헤어진다.
A형이라면? 내용이 약간 다르긴 하다. A형이 한창 상대방에 빠져 있
을 때에는 그 사람의 좋지 않은 면마저 부정하여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 하는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상대방이 헤어지자는 말을
한다면, 결코 진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고 혼자 되뇌이며 이별 자
체를 부정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를 인정하게 된다면 자신의 자존심
이 무자비하게 짓밟히는 일이 되기 때문에. 허나 상대방의 완강한
의사에 따라 헤어지게 되어도 다시 행동으로 심하게 매달리는 일은
없고 생각뿐인 경우가 많다.
B형, 이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한눈을 팔다가
도 자신을 향한 대방의 애정이 불안하다 싶으면 상대방에게 돌아서
서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길 갈망하며 안간힘을 쓴다. (물론 둘이 서
로 한창 좋을때에 이런 모습은 상대방에게 달갑게 보이기도 하겠지
만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는 정이 떨어지기 쉽상이다.) 따라서 상대
방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난 뒤에는 정말 완강하게 매달리기 시
작한다. 타 혈액형보다 접촉욕이 강하므로 갑작스레 그 상대가 없어
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면 견딜 수 없어 한다. 이것은 자존심과는
별개의 문제다. 상대방이 없다면 자신은 별안간 살 수 없을 것같다
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그 사람을 잡기 위해 자신을 혹사하기 시작한
다. 정말 그 사람 없인 죽을 것 같은 사람처럼 보여 처절해진다. 이
때 상대방이 감정에 끌리지 않고 더 냉정하게 딱 잘라 하면 B형은
처음엔 더욱더 거칠게 자신의 감정을 몰아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몇 일이 지나고 나면 자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담담해져서 본래의
생활대로 돌아와 있게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 강렬한 표현에 이
끌려서 우유부단하게 대처했을 때에는 되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어 서로의 관계는 더욱 꼬이게 될 가능성이 많다. 애
착심이 많은 B형에게는 본래의 감정에 충실하여 딱 잘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후에 서로가 더 심한 상처 받는 것을 미연
에 방지할 수 있다.
A형과 과정은 비슷하지만 그 성질에서는 차이가 있다. A형같은 경우
자신의 자존심이 강하게 작용하여 이별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
한데 비해, B형인 경우 자기 자신이 혼자가 된다는 생각, 스킨쉽을
비롯해 많은 것을 공유하던 대상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에 이별하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과 함께 했던 시간과 상처의 시간이 비례한다(물론 A형, AB형
보다야 상처의 시간은 짧다.)
O형으로 가면, 상황은 심히 달라진다. 이들은 이러한 사태가 감지
될 경우, 상대방이 마음이 저만치 가버렸다 생각했을 때에는 이해타
산적인 면이 발동하여 일찌감치 체념하고 먼저 상대방에게 헤어지
자고 말한다. 어떻게든 좋은 선에서 끝내길 바란다(연기를 하거나
내숭을 떨어서라도). 그러고선 아파하지만 곧 훌훌 털고 새로운 사
랑을 찾아 항해를 시작한다. 털털하고 현실적인 O형의 일면을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O형에게 상대방과 지냈던 시간들은
추억들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그 추억을 가장 먼저 떠올리며 흐뭇해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이성에 대한 신속하고 잦
은 항해는 지당한 것이다. O형에게 그것은 소중한 경험이고 곧 재
산이다. O형은 학습한 뒤 그 효과가 가장 그대로 반영이 되므로 이
는 후에 사귀는 다른 상대방에게 필히 적용이 되어 전에 과거 이성
에게 보였던 단점이나 실수 등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