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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다녀왔다.일주인 전쯤 그 길을 따라 난 어디를

박현경 |2006.08.20 12:02
조회 33 |추천 1

원주에 다녀왔다.

일주인 전쯤 그 길을 따라 난 어디를 갔는가.

동해를 갔다 왔다. 휴가를 떠났던 그 길을

다시 달렸다. 휴가때 들뜬 기분과는 상반된

침통한 마음을 안고...

 

아침에 오빠한테 문자가 왔다.

"병일이 어제 죽었대. 빈소 원주래."

 

아침부터 무슨 이리 끔찍한 장난을 치냐며

오빠한테 화를 냈다. 지금 날 데리러 올테니 준비하란다.

 

장난이길 바랬다. 왕래가 소원한 짖궃은 친구들의 장난이길

장난일거라고 사람 일이 원래 뜬금없다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그래 필시 장난이다. 가면 따끔하게 혼내줘야지. 가면 한 마디

해줘야지. 농담도 가려가면서 하라고 혼내줘야지..했는데

 

원주 기독교 병원에 빈소가 있다는데

너무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장난치는구나. 정말 빈틈없이

거짓말을 하는구나. 원주로 달리는 내내 2시간 가까이

우린 서로 아무말 없이 그저 이 상황을 부정했다.

 

죽다니. 죽다니. 사람 죽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원주가 가까워 올수록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이 어둑 어둑 해져갔다. 마치 먹물을 쏟은 것처럼...

아닐거야. 아닐거다. 병일 오빠가 죽다니. 아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했는데 안내 전광판에 고인 황병일.

2호실....???

 

맙소사.

영정 사진이. 왜 사진 주인공이. 병일 오빠야?

사진 이상해. 맘에 안들어. 치워. 저 사진 안이뻐. 저거 오빠 아니야

 

저런거 올려놓으면 병일 오빠 삐진다. 빨리 내려.

 

진동하는 향.

 

진짜야? 그런거야? 정말 오빠 맞는거야?

왜? 왜!

 

나 아직 오빠한테 소개팅도 못해줬잖아.

말로만 해준다고, 2년동안 말로만 한다고 서운하다고

기다린다고 해놓고

왜 사진 속에 들어가있어?

 

제수씨- 하면서 나타날것 같은데

왜 계속 사진속에서만 꿈쩍 않고 있는거야.

진짜야? 그런거야? 오빠가 죽었다는데 맞는거야?

 

어떻게 그렇게 가니

뭐가 그리 급했다고 그렇게 가버려

 

정 그리 서둘렀으면 가는 길이라도 편하게 가던가

이게 뭐에요.

 

오빠 가는 길이, 오빠 간 길이

편하지 않은거 같아 너무 마음이 힘들어요.

 

늘 밝고, 웃음이 떠나지 않던 오빠 얼굴이

이제 이 세상에 없단게...

이제 볼 수 없다는게...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게..

믿을 수가 없어.

 

내가 이제 마지막으로 오빠한테 해 줄 수 있는건...

좋은 음식도, 좋은 친구도, 좋은 그 무엇도 아닌

 

이 세상 떠나는 오빠 부디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시길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일 뿐이네

 

내가 이 하나만큼은 반드시 지킬께.

내가 믿는 신, 하느님 내 기도 들어주실 하느님.

기도할께요.

부디 좋은 곳을 인도해 주세요.

 

이제 고인이 된, 29살의 젊은 나이로

어제 까지 꿈과, 희망이 있던 젊은 영혼이

이제 고인이 되어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부디 그 영혼 좋은 곳으로 인도하셔 후생에

이생에서 못다한 삶을 누리게 해주소서.

 

후생에는 아프지도, 위험하지도 않게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게 해주소서.

 

평온하고 건강한 노년을 살다

평화롭게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게 하소서.

 

이번에 짧게 꺼진 생명의 촛불이 다음 생에는

부디 마지막까지 길고 밝게 빛나게 해주소서.

 

故人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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