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녹스 디지털 클래식 카메라 라이카 M3
디지털카메라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그 모델이 그 모델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간혹 있다. 마치 이런 소비자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처럼 제조사들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과거의 명기를 디지털로 복각한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제품은 그 시절의 제품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아날로그적 향수를 자극한다.
굳이 레트로(Retro), 혹은 복고풍이라 말하지 않아도 엡손의 RD-1과 같이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바디에 기존 방식과는 다른 레인지 파인더 방식을 사용하거나 6cm×6cm판의 이안 리플렉스식인 롤라이플렉스의 디카버전인 롤라이 미니디지, 전설의 명기 라이카 M6을 베이스로 한 라이카의 디지룩스2와 파나소닉의 DMC-LC1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미녹스를 빼놓을 수 없다. 미녹스는 자사의 필름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필름카메라인 라이카 M3의 미니어처를 생산하고 있는데 몇 년전 라이카 M3의 미니어처를 13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로 만든 적이 있다. 아쉽게도 단초점의 고정렌즈를 사용했으며 완전 자동기능 밖에 없는 토이 카메라에 가까운 제품이었으며 300만 화소의 제품도 출시된 적이 있었으나 화소를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며칠전 독일의 미녹스는 이 "미녹스 라이카 M3"를 4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로 출시한다는 발표를 했다. 400백만 화소라면 어느 정도의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요소들은 충분하다. 사실 라이카 계열의 카메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만큼의 내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용상 불편했던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이 디지털 카메라는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은근히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
라이카의 디지룩스2가 과거 M6와 같은 메탈 바디가 아니라 실망스러웠다는 매니아가 많은 만큼 미녹스의 이 제품은 메탈재질로 출시될 예정이며 사진에서처럼 크기도 작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기도 편하고 130만, 300만 화소의 제품과는 달리 내장 플래시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제품 사양은 이전의 것들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정지영상은 2304×1728 해상도로 32MB의 내장메모리에 최대 99장까지 담을 수 있으며 320×240 해상도의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렌즈는 5매에 적외선 필터를 포함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교환이 불가능한 단초점 렌즈다. 초점길이는 9.6mm로 35mm필름 환산시 48mm, 렌즈 밝기는 F2.8로 상당히 밝은 편이지만 초점거리가 0.7m 고정으로 기존의 1.5m 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접사는 힘들다. 여기에 화이트 밸런스, 셔터 스피드가 자동이므로 여타 제조사의 400만 화소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이 제품의 장점은 성능이 아닌 역사와 전통의 현대적 해석일 것이다. 언제어디서나 쉽게 찍을 수 있는 그런 카메라.
이 점에 있어서는 제조사의 발표대로 잘 만들어진 것 같지만 "너무 쉽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고진우 기자(maryj1@buyk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