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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가 원소를 만나다...

손미정 |2006.08.20 18:11
조회 19 |추천 0

의병을 일으켜 원정을 떠난 유비와 관우, 장비

관군을 도와 싸우다 스승 노식이 있다는 광종으로 가서 노식의 소개로 원소를 만나다.

 

처음 원소를 대하는 유비는 그 빼어난 용자에 넋을 잃다시피 했다. 원래도 준수한 모습인 데다 금동 투구와 금빛 수술, 비단깃을 단 번쩍이는 전로에 보석과 구슬로 칼자루를 장식한 보검을 차고 나니 더욱 준수하고 영걸스럽게 보였던 것이다.

'저것이 바로 영웅의 모습이다.'

유비는 언뜻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원소는 유비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똑바로 노식에게 다가가 군례를 올리며 단정히 물을 뿐이었다.

"저를 찾으셨습니까?"

"그러네, 내 특히 원본초에게 알고 지내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불렀다네."

그리고 유비의 손을 끄며 소개했다.

"여기 이 아이는 탁군에 사는 유비로 자는 현덕이며 한실 종친일세. 지난번 내가 신병을 핑게로 은거했을 때 얻은 제자인데 이번에 향리의 용사 5백을 모아 특히 이 엣스승을 돕고자 찾아왔네."

"우뢰 같은 이름만 듣다가 이렇게 뵙게 되니 실로 이 비에게는 광영입니다. 앞으로 많은 가르치심을 빌겠습니다."

유비는 공손히 손을 모아 에를 했다. 그러자 비로소 원소도 유비를 살펴보았다. 좀 특이한 용모이기는 하나 대단찮다고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원소라 합니다. 오히려 가르침을 빌겠습니다."

몸에 밴 예절로 공손히 손을 모으기는 해도 어딘가 마지못해 하는 듯한 데가 있었다.

사실 낙양에서 당대의 명사들만을 사귀어 온 원소에게는 유비가 특별난 인물로 보일리가 없었다. 기껏해야 탁군 같은 궁벽한 곳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우쭐거리다가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식으로 나라가 어지럽자 섣부른 공명심에 잡병 약간을 모아 나선 시골뜨기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았다. 유비의 기이한 체모는 사사로이 지은 허름한 전포에 가리워 드러나지 않았고, 크고 환한 정신도 아직은 접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노식같은 인물이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원소의 자만으로는 이름조차 통하기 꺼렸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응대하는데 밝은 유비가 그런 원소의 기분을 느끼지 못할 리 없었다. 일시 부끄러움과 분함에 빠졌으나 이내 슬몃 위로가 느껴졌다. 이 사람의 정신은 빼어난 그 용모를 따르지 못하는구나. 덕도 에절을 따르지 못하고...그런 생각이 얼른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눈부시던 원소의 용모도 새롭게 비쳤다. 이목구비 어느것 하나 나무랄 데 없었지만 어딘가 풀어지고 흩어져 결단성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 못했다. 처음 그가 나타났을 때 어떤 무형의 힘처럼 유비를 억누르던 눈부신 빛 같은 것도 명문이란 배경과 오랜 배움과 몸에 베인 에절이 어우러져 내는 무력한 후광일 뿐이었다. 분명 한 巨木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갖추어진 시대에나 천하를 위한 재목을 이룰 수 있는 거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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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보는 눈이 남달랐던 유비가 이미 원본초에 대해 평가하는 부분이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을 갖거나 섣부른 판단을 해 버리는 실수는 언제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사람을 대할 때는 먼저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나보다 나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예를 갖추어 주기 위해서 말이다.

유비에게 배울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상대가 누구이든 먼저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상대를 높여 상대로하여금 저절로 공손한 마음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오히려 유비의 낮춤을 깔보거나 가볍게 여기는 이들은 대체로 큰 인물로 성장하지 못함을 볼 수 있다. 허허...삼국지...이 책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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