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에는 용기가 있고 친절에는 두려움이 없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JH 양과, 홍대를 쓸어주기로 한 날
(쓸어주기는 무슨, 사운드 데이라서 클럽에 가봤다)
홍대 앞, A에 들어가 밥 먹으려고 폼 잡고 있는데
큰 짐을, 그것도 여러개 드신 아주머니(편의상 나비양)께서 들어오셨다
그리고, 가게 아주머니(벌양)께 멸치와 다시마를 구입하라고 하셨다
벌양은 멸치만 달라고 했고,
나비양은 다시마도 사달라고 했다 (구구절절한 사연은 생략)
...뭐, 여기까진 그런가보다 했다
똑같은 말이 몇 번 오갔고,
나비양이
밥 한 공기와 김치 좀 달라고 했다
하루 종일 빵 하나만 먹었다고.
여기서부터 뒷골이 땡기기 시작했다
벌양은 밥을 고봉으로 떠줬다
반찬은 알아서 담아 드시라고 했다
......밥을 그냥 먹는 사람이, 반찬을 어떻게 알아서 담아 먹나?
그래, 그것도 그것이지만
정작 열 받는건,
내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비양은 밥과 김치를
당신이 가지고 오신 짐 위에다 놓고,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불쌍해 보였다는 건 절.대. 아니다
(이런 단어를 쓰는 것이 아닌데,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그 때 내가 왜,
이리 오셔서 같이 들자고, 혹은
내가 아래로 내려가서 같이 밥을 먹지 못했을까
내 호의를 곡해할까봐? 내가 동년배였다면, 쉽게 말을 붙였을까? 넉살 좋게 이야기도 하면서?
아아..밥은 안 내려가고,
별의별 생각은 다 들고.
너무 괴로운 시간이였고,
결국 그냥 나와버렸다
나오자마자 내 자신에게 분개해서 친구 녀석에게 전화해
왁왁왁, 거렸다
여러 이야길 해줬지만, 가장 맘에 와닿은 말은,
내 어머니라고 생각해,
그리고,
내가 나비양에게 하듯이
누군가가 우리 엄마한테도 해줬으면 좋겠다, 란 생각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