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이 최근 사행성 게임오락기 압수 방침을 발표하자 문을 닫는 오락실 업소가 늘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마장동 한 성인 오락실 업소에 임대 업주를 구하는 광고지가 붙어있다. /우철훈기자
내년 4월 경품용 상품권제 폐지를 앞두고 이번엔 상품권 대신 메달을 사용하는 신형 게임기계들이 출시되고 있어 당국의 사행성 게임 대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 24일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 자료를 조회한 결과 지난 6월29일 ‘피터팬 네버랜드’란 게임이 18세 이용 가를 받아 등급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게임은 상품권 배출기 하나만을 달고 있는 지금까지의 게임과 달리, 카드식 관광기념메달을 배출하는 경품배출기가 하나 더 달려 있다. 이용자는 일정 점수 이상을 땄을 때 상품권과 기념메달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상품권 폐지 이후를 대비해 미리 상품권을 메달로 대체해 단속망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는 신종 게임기를 제작한 것이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 관계자는 “상품권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후 개발된 것들의 상당수가 이와 유사한 방식의 게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등위에는 이 밖에도 ‘ㅎ’ 게임 등 또다른 업체들이 메달 등을 이용한 게임을 내놓고 등급심의를 대기 중이다.
이런 게임들에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권이 그랬듯이 이 또한 환전용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피터팬 네버랜드’의 메달은 일반 명함의 3분의 2 크기로 사용처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게임 전문가는 “그 많은 메달을 다 집에 가져갈 수도 없고, 아무 쓸 데 없는 메달을 보관할 이유도 없다”며 “결국 오락실 환전소를 통해 환전용으로 사용될 것이란 건 뻔한 이치”라고 말했다.
한컴산 관계자는 “아무런 대책 없이 상품권만 폐지해봤자 환전도구를 메달이나 칩 같은 다른 도구로 바꾸는 결과만을 낳을 수 있다”며 “메달은 상품권보다 유통과정이 더 불투명해 환전이 한층 기승을 부리고, 이는 결국 또다른 논란을 일으켜 경품게임산업 자체를 사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지난 7월 열린 ‘상품권 제도 폐지 후속대책 공청회’에서 문화부 측은 “상품권을 폐지하더라도 2만원 이하의 완구류, 문구류 등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만큼 이를 사용하면 된다”고 밝혀 사실상 대책이 없음을 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