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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과 용

안진혁 |2006.08.26 17:43
조회 135 |추천 0

한국의 전통 종을 살펴보면 항상 용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용뉴라고 부르는데, 한국 종의 특성을 이해하고, 장식을 특징 짖는데, 무척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왜, 이곳에 용을 달아둘까요?

 

이렇게 종위에 달린 용을 용중에서 포뢰(蒲牢)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옛날 용에게는 아들이 아홉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중에 바닷가에 살고 있던 용이 포뢰였는데, 생긴 것은 아버지와 가장 많이 닮아 제대로 생긴 용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약해 자주 놀래고 두려움이 많아 울곤 했다고 합니다. 이 포뢰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경어(鯨魚)였는데, 이 경이 바로 고래였습니다. 바다에 고래의 그림자라도 비치면 포뢰는 너무 놀라 큰 소리로 울부짖어 하늘과 땅에 그 소리가 아주 진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래의 어원이 두드릴 고(叩)자에 포뢰의 뢰(牢)가 합해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러한 설화를 종을 만들 때 활용한 것입니다.

 

옛날 종을 만들 던 장인들은 자신의 종소리가 멀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종의 맨위 울림통이 있는 부분에 용모양을 새기고 이 종을 고래모양의 큰 막대 같은 것으로 치게 한 것이죠. 이렇게 하면 포뢰가 멀리 퍼져나가는 것처럼 종소리가 잘 퍼져 나갈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때문에 답사를 다니며, 종을 살펴보면 꼭 이 용의 모습을 잘 살펴보곤 합니다. 종에 새겨진 무늬나 상징을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비천문상이나 이런 것들은 대부분 똑같이 생기거나 비슷하지만 이 용만은 뭐랄까 그 종을 만든 장인의 싸인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신의 상상력과 특색을 이 종의 용뉴에 잔뜩 그려 넣은 것이죠.

 

      ▲ 강화도 전등사

 

강화도 전등사의 용뉴는 어떻게 보면 가장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입술을 삐죽 나와 있고, 힘차가 앞으로 박차고 나가는 우람찬 용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라는 것 같은 표정은 전혀 아니죠?

 

      ▲ 전라남도 백양사

 

전라남도 백양사에 있는 종의 용뉴는 얼굴의 뿔과 수염, 그리고 발톱의 묘사가 아주 자세합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강화도의 전등사에 있는 용뉴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충청남도 갑사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종은 충청남도 공주에 있는 갑사의 용뉴입니다. 갑사의 용은 무엇인가 놀란 것처럼 입을 삐쭉 내밀고, 발톱을 모두 바짝 세운 것이 무척 놀란 닭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약간 귀여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

 

전라남도 해남의 대흥사는 서산대사가 머무르던 곳인데, 이곳의 용뉴는 발이 없습니다. 뒷발만 있다고 봐야 하나?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게 제작되었으며,  몸통을 천장과 연결하는 실용적인 부분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 성보박물관

 

해남 대흥사에는 서산대사의 각종 유물을 모아 둔 성보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 보물 88호인 종이 있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은데 용의 모습이 아주 역동적이고 세밀하며, 눈이나 이빨, 그리고 혀의 모습이 그럴 듯합니다. 좀 괴기스러운 괴물의 모습이기도 하고, 작은 종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면에서 보물이 될만합니다.

 

옛날 종을 만드는 장인은 주문자의 제작에 따라서, 최대한 종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불교의 여러양식과 상징을 활용해서...그 과정에 자신의 솜씨를 잔뜩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부분으로 이 용뉴의 용이 제격이 아니었을까요?

 

이제 종을 볼 때는 꼭 이 부분을 봐주세요. 재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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