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을 중퇴한 것도,
3년을 외출없이 방구석에서만 보내는 것도,
여자친구 하나없는 오타쿠가 된 것도,
모두가 음모였었다. 맙소사 열에 아홉은 의도된 거짓말이거나
근거없는 헛소문이라는 음모중에서 나는 그중에 하나 밖에 안되는
진실한 음모에 걸려든 것이다.
-타키모토 타츠히코, NHK에 어서오세요 중.
새로 시작한 부부중 한해에만 1/3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다.
그들은 그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 사람에게 반했던것도,
그 사람과 장래를 약속하며 결혼했던 것도.
누군가가 나를 불행케 하기 위해 꾸며놓은 음모가 아니였을까?
하고 한번쯤 생각해 보진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음모 라는 것은 참 편리하다.
내가 지금 요모양 요꼬라지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알고보니
그간 내가 살아온 과정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누군가의 음모에 의한 불행이였었던 거고,
국제무역센타가 무너진 자리에서 허망한 눈으로 폐허를
바라보는 부시의 두눈에 힘을 주게한 것도
이건 누군가가 우리를 위협하기 위해 어느날 갑자기 벌인 일이야.
그럼 도대체 누가? 하고 떠오른 음모에 대한 생각이 였으리라.
음모라는 건 불가항력적인 힘을 갖고 있는 존재이기때문에
그것으로 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은, 피해가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을 테니깐. 인생 참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소리다.
영화의 시작.
지금 이혼 도장을 찍고 돌아선 부부가 있다.
상대방에게 가지고 있었던 질투와 미련.
애증으로 부터 이제 자유로워진 것이다.
언젠가 예전엔
그들도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이였을 것이다.
카프카가 다른이와의 관계. 그리고 관계의 사이들이
증명해주는 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말했었다면
그들에게 서로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은
지금 간절히 사랑하고 있는 상대방과의 관계일 것이 라고 믿었다.
언제부터 그들의 전부였던 것들이..
관계를 이루어주던 모든 공간들이
서로에게서 못견디게 왜곡되기 시작한 걸까.
과거를 향해 진행해나가는 카메라의 불편한 시선을 따라간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부가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끝날때까지 영화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건내주지 않는다.
하긴. 무너져버린 거대한 건물을 두고서
거대한 음모에대한 왜곡된 평화적 방법을 천명하고서
다른 이들을 향해 무차별하게 총질해대는 세상과,
또 다른 한편에서
댁이 총질 한번 해보겠다고 무너뜨린 것 아냐?라는
조소섞인 음모론이 진지하게 받아들여 지는 은밀한 세상이니
섬뜻해지는 풍경에 대한 질문...,
뭐 그쯤이야. 그냥 묻어두고서 지나가줄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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