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무어라 하든 말든 나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기적도 있고,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정말 있으며,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면 풍요로운 우주의 선이 나를 도와줄 거라는 열렬하고 턱없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다. - 있잖아, 쏘아버린 화살하고 불러버린 노래하고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린 내 마음은 내가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물 두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스물 두살의 베니였다. - 엄마가 말이야, 아빠를 사랑하기는 하는데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건 어떻게 다른 걸까 내내 생각해 봤어. 사랑하면 말이야, 그 사람이 고통스럽기를 바라게 돼. 다른 걸로는 말고 나 때문에. 내가 고통스러운 것보다 조금만 더 고통스럽기를. - 말할 시간은 많을 거야. 그러다 보면 그 말을 하는 동안, 네가 말하는 그 감정이라는 것도 변해 가. 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리고, 네가 왜 그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게 되고. 감정은 변하는 거니까. 그건 고마운 거야. 변하니까 우린 사는 거야.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츠지 히토나리 -------------------------------------------------- "내가 그랬잖아. 공지영 언니도 알고 있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를 좋아해야 하는 거야." 에쿠니 가오리의 맥아리 없는 문체보다는, 공지영의 힘있는 문체가 더 좋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