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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말레이시아+싱가폴 여행기

박미정 |2006.09.12 16:07
조회 160 |추천 0
7월 2일. 자카르타 수타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에어아시아를 타고 조호바루로 향했다. 비자가 다돼서 외국을 꼭 나갔다와야 했으므로, 가장 비행기값이 쌌던곳을 택했다. 조호바루. 비행기표를 사면서 처음 들어본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최남단 국경도시로서 싱가폴과 인접한 곳이란다. 그래서 버스타고 싱가폴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물가도 제일 비싸다고 했다. 에어아시아. 왕복 비행기값이 한국돈으로 12만원이 채 안되는 비행기답게, 세상에 국제선 비행기가 물도 한모금 안준댄다. 원하면 사라는 헛소리를. 비행기도 아주 작고, 통로도 좁다. 의자와 의자사이도 무궁화호 기차보다도 좁다. 좌석도 지정석이 아니었다. 그걸 몰랐던 나는, 복도에 앉았다. 젠장... 뭐 어쨌던 날기만 하면 장땡 아니던가. 그렇게 한시간 반을 날아서 조호바루에 도착. 공항도 정말 조그맣기도 하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호텔에 대한 정보를 얻어서 별 네개짜리 뉴욕호텔로 야심차게 출발... 공항에 있는 셔틀버스를 공짜로 얻어타고 어딘지 모를 터미널에서 하차, 택시를 잡아타고 10링깃에 호텔에 도착했다. 원래 공항에서부터 택시타면 드는돈은 25링깃.. 후훗. 횡재했다( 3달러=10링깃) 호텔에서 큰맘먹고 디럭스룸으로 잡고, 짐을 풀었다. 하룻밤에 150링깃.별 다섯개짜리에서 자려던 꿈이 좌절되긴 했지만, 반둥에서 잤던 호텔이랑은 비교도 안되더군. 욕조도 내 몸이 다 잠기게 길었고, 방도 컸고, 모든게 마음에 들었다. 19층에서 내려다보는 조호바루 시내도 그럴듯 하고... 뿌듯함에 잠이 들다. 7월3일. 여행책자에서 봤던것에 의하면, 조호바루에는 이스타나 브사르, 즉 큰 왕궁이라는 왕궁과 박물관이 있다. 볼것이라곤 그것밖에 써져있지 않았으므로, 정석대로 왕궁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싶었는데 버스타는게 어렵다는 호텔측 말을 믿고 택시를 타고 4.7링깃을 냈다. 젠장, 나중에 알고보니 걸어서 3분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왕궁은 그냥 그랬다. 뭐 정원은 컸는데, 건물만 있고. 박물관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봤는데 그것도 그냥 그랬다. 금 세공품과 은 세공품, 화폐수집, 무기, 뭐 이런것들이 전시되있었다. 돌다가 보니 입장료 내는곳이 있었는데, 나는 얼결에 공짜로 구경했다. 그것으로 만족. 입장료가 무려 7링깃이었기때문에.. 입장료를 냈다면 아마 쓰러졌을지도. 대강 둘러보고 나왔더니 길에 버스들이 돌아다니는게 보인다. 갈데도 없고, 버스를 타고 시내구경이나 해보자는 생각에 버스를 따라서 걸었다. 걷다보니 정원같은것도 보이고, 버스정류장을 발견. 많은 버스들과 사람들이 있는데 물어볼곳이 없다. 말레이시아에는... 인도네시아어는 통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사람을 찾기도 힘들었고, 거의가 중국인이거나 인도인, 혹은 아랍인이다. 그들은 자기들만의 언어를 사용했고, 혹은 간혹 말레이시아어를 섞어 쓰는 경우였다. 예를 들자면, you naik there이런식이다. 머 kamu sangat 쏴ㄹ라(중국어) 이런문장도 많아서 도무지 이해불가능... 10분쯤 버스들을 둘러보다가, pasir gudang이라고 써진 버스를 보고, pasir가 모래라는 뜻이므로 해변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기를 가보기로 했다. 지나는 사람을 붙잡고 오션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3링깃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내고, 한시간이나 거쳐서 간곳은... 공업단지였다. 모래는 커녕 흙도 보이지 않고, 그냥 버스터미널인 종점까지 갔다가, 허무해하며... 터미널에서 음료수를 사서 다시 3링깃을 내고 호텔앞을 지나다보니 플라자가 하나 보인다. 무작정 내려서 쇼핑몰 구경에 도전. 겉에서 보기엔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구석구석 볼게 꽤 많더군. 역시 쇼핑몰도 중국인이 많은곳 답게, 곳곳에 중국인들 가게가 즐비하고, 무조건 내게 중국어로 말을 걸어왔다. 중국차 파는곳, 중국인 귀금속점, 중국의 불상 등등... 여기가 대체 말레이시아인지 중국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쇼핑몰을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아서 기념품이 될만한것들을 대강 한개당 1.2링깃에서 1.9링깃 정도를 주고 구입했다. 나무를 좋아하는 아빠를 위해서 보석돌(이름을 까먹었다)로 만들어진 나무도 하나 사고, 저녁이 되서 1층에 있는 회전초밥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맛은 그냥 그랬는데, 값은 인도네시아보다도 싼것같았다. 총 6접시인가 7접시에 계란찜까지 먹었는데 33.35링깃. 쇼핑몰에서 7분쯤 걸으니 호텔이 나왔다. 도시가 정말 작다는 생각을 하며, 피곤함과 말이 통하지 않아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쓰러져 잤다. 7월 4일. 원래는 피곤하기도 하고 어제 택시기사땜에 짜증나고(무조건 돈을 더받으려고 한다) 말도 안통하고 그랬던것땜에 하루종일 호텔에 있으려다가,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는 한국에서는 도무지 할수없는 그 일을 해보고자 그냥 국경만 넘어보고 오겠다는 생각으로 호텔을 나섰다. 호텔로비에 길을 물어봤자 택시잡아서 바가지 씌울것이 뻔하므로, 어제 봐두었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서 말레이시아인같아보이는 할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역시 잘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 대강 지명은 알아들었으므로, 길을 건너서 bandaraya(여기가 시내 중심지이다. 여행책자에는 메를린타워라고 나와있지만, 이 타워보다는 반다라야라는 지명을 알아두는 편이 훨씬 좋다) 로 가는 버스를 탔다. 80센트. 기사아저씨에게 싱가폴에 가고싶다고 했더니 복잡한 시내한중간에 내려주었다. 길을 건너서 170번 버스를 타라는 말과 함께. 버스를 내려서 어리둥절해하고 있을때, 한 할아버지가 중국말을 걸면서 접근한다. 중국말을 못한다고 했더니 영어로 자기가 싱가폴을 간단다. 그래서 낼름 할아버지를 따라서 조금 걷다보니, 버스터미널이 나왔다. 계속 데려가려는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다시 버스내렸던 곳으로 돌아와 싱가폴 달러로 환전을 했다. 환전센터는 그곳에만 있었으므로... 50링깃을 바꿨더니 22싱가폴 달러를 주기에 100링깃을 바꿔서 44달러를 받았다. 확실이 환율이 센것같다. 30 us달러가 44싱가폴 달러랑 같은거니깐... 달러를 바꿔서 터미널에 있는 출국심사대에서 출국검사를 받고, 버스를 탔다. 고작 1링깃밖에 안하더군. 버스를 탈때 어디로 갈거냐고 묻는데, 아무생각도 없고 여행계획도 없던 나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고싶다고 했다. MRT. 싱가폴은 지하철이 서울처럼 잘되있는 나라라는 지식만 있었으므로. 그랬더니 1링깃을 내라고 했는데, 타고보니 어디가 지하철역인지 알턱이 있나. 좀 지나다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따라내렸다. 내리고 보니 입국심사중이더군. 그렇게 입국심사를 받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다보니 사람들이 되게 많이 내린다. 그래서 또 따라내렸다. 내리고 보니 MRT, Kanjir역이었다. 아.. 지하철이구나 싶은 생각에 열심히 노선을 보다가, 시청앞에 가면 싱가폴 상징인 멀라이언( 인어+ 사자) 동상이 있다는걸 들은 기억에 가서 그거나 보고오자 싶어서 시청으로 가는 표를 샀다. 시청은 꽤나 멀어서, 한 30분 정도 가니까 시청이 나왔던것같다. 지하철은 부산의 2호선 처럼 깔끔하고 좋고, 사람들도 역시 다 중국어나 영어를 쓴다. 시내는 계획도시답게 아파트촌에 도로정비도 잘 돼있고, 한국에 돌아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물가가 비싸서, 시청까지 가는 차비가 1.8싱가폴 달러였는데, 한국돈으로 환산해보니 1500원정도 되는듯... 시청에 내렸더니 바로 지하에서 쇼핑몰로 연결이 된다. 일단 쇼핑몰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했는데, 코엑스몰 이딴데는 비교도 안되게 크고 좋았다. 몰도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큰 몰 하나와 그 옆의 몰이 에스컬레이터나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물가가 워낙 비싸기땜에, 아무것도 살 엄두는 못내고, 그냥 돌아만 보다가, 간신히 큰맘먹고 8싱가폴 달러를 내고 은으로 된 귀걸이만 하나 구입했다. 조금 더 헤매다가 말레이시아에서 사왔던 빵과 음료를 마시고, 지상으로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지도를 보니 시청도 있고, 성당도 있고 뭐 그렇기에 시청앞으로 가면 그 동상이 있겠거니 싶어서 걷다보니 예쁜 건물이 보인다. 마치 중세시대의 교회같은 느낌이었다. 알고보니 성당이었던듯.. 그렇게 성당을 둘러보고, 다시 나와서 걷다보니 커다란 시청같아 보이는 건물과, 높은 빌딩들과 이런것들이 보인다. 그래서 시청을 돌면서 또 걸었다. 조금 더 걷다보니 마치 유럽에서 중세시대 궁정같아 보이는 건물들이 즐비하다. 예쁘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돌아다녔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갔더니, 난데없이 강이 나타났다. 오... 강이 보이길래, 강바람이나 쐴까 하고 좀 더 걸었다. 걷강가에 다 가니 리버 크루즈라는 팻말이 있고 배가 많았다. 오... 저걸 타고 시내를 도는 모양이다. 재밌을거같아서 무작정 탔다. 12달러... 무쟈게 비싸긴 하지만, 뭐, 그래도 계속 배가 타고싶었기도 했었으니 손해보는건 아닌거같다. 배를 타니 영어로 안내방송도 나온다. 왼쪽에 있는건물이 뭐고, 언제 만들어졌고, 지금 지나는 다리는 이름이 뭐고, 뭐 이런것들을 가르쳐준다. 한 50분쯤 배를 탔는데, 지하철역을 세내개쯤 봤다. 그리고 내가 찾던 멀라이언 동상이 강으로 물을 내뿜고 있는것도 보고, 지나다 봤던 큰 건물들도 다 보고, 그렇게 싱가폴 시내구경과 애타게 찾던 멀라이언동상 찾기까지 배를 탐으로써 한번에 해결되었다. 다시 배를 탔던 자리로 돌아와서, 왔던 길을 더듬어 지하철역을 찾아갔다. 시간이 이미 오후였기때문에 말레이시아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저녁까지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아무래도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건 조금은 무섭지 않은가. 시간이 조금 더 많다면 2층버스도 타보고 싶었는데, 좀 아쉬웠다. 아까 내렸던 kanjir역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면 버스를 타고 시내구경을 하면서 가고싶었는데, 버스들은 많았지만 거기로 가는건 없어서 아쉽지만 다시 지하철을 타고 역으로 갔다. 그리고 역에서 다시 1싱가폴 달러를 내고 말레이시아로 돌아왔지... 여행책자에서 얼핏 걸어서 국경을 건너라는 말이 있었는데, 대체 언제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야하는 시점인지 감을 잡지 못해서 그냥 계속 버스를 탔던게 참 아쉽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을 넘을때는 걸어서 오는게 힘들고(싱가폴 시내로 들어오기가 힘드니까)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를 넘을때, 출국심사를 받고나서 바로 3분에서 5분정도만 걸으면 바로 말레이시아 입국심사대가 나타난다. 입국심사를 받고나면 어차피 바로 택시를 타야 하므로(여기가 시내다)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출국심사후에 걸어서 가면 딱 좋을것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걸어서 다시 코즈웨이( 국경을 잇는 다리이름이다) 를 넘고싶다... 이렇게 내 짧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여행은 끝이 났다. 가기전에 너무 바빴고, 원래 목적이 여행이 아니라 비자취득이었기때문에 여행준비를 전혀 해가지 못했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보다 조금은 더 더웠고, 분명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그래서 우리과 이름이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다) 실제 가서 느끼는 차이는 너무나 컸다. 물론 말 자체는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언어파괴라고 할까. 그들은 말레이어를 쓰지 않았다. 내가 갔던 지역이 국경도시라 더 그랬던것같지만. 말레이시아 여행을 할때 알아야 할 언어는 말레이어가 아니라 중국어나 영어여야 할것 같다. 싱가폴의 경우는 계획도시답게 혼자서도 둘러볼 수 있게 시설정비가 너무도 잘 되어있었고, 지하철 시설도 훌륭해서 돌아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쓰레기버리는걸 무거운 벌금으로 다스리는걸로 유명한 나라답게 도시도 깨끗하고, 자연환경을 돈을 받기 위해 이용하는 지혜도 가지고 있었다. 쇼핑몰이 너무나도 많아서, 쇼핑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시였고, 도로에 차가 어찌나 없는지, 교통체증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였다. 사람들이 살기에 정말 좋은 도시라는것... 물가만 좀 싸다면.. 두 도시 다 인도네시아와는 다르게 버스같은 대중교통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었기때문에, 버스를 타고도 돌아다닐수 있는 점이나, 아무도 외국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은 편리했지만, 나처럼 누군가 보살펴주고 떠받드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인도네시아가 더 좋은것같다. 두 나라에서는 외국인에게 배푸는 무조건적인 호의나 친절을 찾아볼수가 없었으므로...당장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니 어찌나 마음이 편하고 즐겁던지( 당장 귀에 내가 아는 말이 들려오고, 내가 말하고 싶은데로 말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있어서 더 그랬던것같다). 참 우습기도 했다. 외국에서 살면서 외국을 나갔다 왔는데, 고작 6개월 살았다고 집처럼 친근함을 느끼다니... 어쨌든, 말레이시아는 지금은 잊어버린 영어를 좀 더 정비해서 다시 돌아보고 싶은 국가고, 싱가폴 역시 시간을 좀 더 내서 돌아보면 다른 매력을 많이 찾을만한 나라인것같다.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던 여행... 10분만에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 특별한 경험이 있어 더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다음에, 나랑같이 걸어서 국경을 넘어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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