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를 끝까지 내던져야 했냐고,
싸늘한 니 물음에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
그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을지 몰라
하지만 그 때의 조인정에게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으니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찢어지고 무너지는 내 가슴 부여잡고
하루 하루 숨막혀하며 살았을테니까
그렇게 해서 달라진 게 뭐 있냐고?
있어 그 애를 잃었어
너무 많은 흔적들을 내게 남겨 놓은 그 애를 잃어버렸어
내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빌고 빌었는데 ㅡ
제발 그 애 잃지 않게 해 달라고 그렇게 빌고 빌었는데 ㅡ
지금은 괜찮냐고?
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
어느 새 내 일상이 되어버린 그 애를 잃었는데,
많이 믿고 의지하고 생각하던 그 애가 없는데,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겠어
지금 사람을 만나고 밥 먹고 수업 듣고 하는 건,
진짜 조인정이 아니야
껍데기 조인정일 뿐이지-
언제부턴가 진짜 조인정은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어
그네들의 시선과 질투와 뒷담화와 ㅡ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마치 나에 대해 다 아는 듯 얘기하더라
피곤해. 쉬고 싶어.
모든 걸 다, 놓아버리고 싶어.
이게 솔직한 내 심정이야 ㅡ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그 좁은 공간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추억들이 살아있을 수 있는지-
오늘부로, 잊을게. 니가 원한다면 잊을게.
그동안 정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했어.
니 덕분에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추억들을 얻었으니까 말이야.
그 추억들이 빛이 바랜 먼 훗날 언젠가,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그 땐 그냥 서로 눈인사만 하고 지나가자
아직까지 널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
아마 그때도 그럴거야.
정말 감사했어
이젠 니가 준 것들, 하나씩 지우는 일만 남았다
씩씩하게 잘 해 낼거니까, 나 아무리 아파하고 힘들어해도 꼭
모른척 해야 한다!
다 지우고 난 뒤에, 그때 ...
마지막 한 마디만 더 할게.
감사한 것보다 더 많이 미안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