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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2006.09.13 20:23
조회 31 |추천 0

 

 

예전에 그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권태란 그래도 백년 쯤은 살아보라는 신의 배려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축복같기도 하고 저주같기도 한 감정상태, 그 열병, 그 변덕, 그 폭발하는 열정, 그 숱한 근심들... 그런 상태가 만일 1년이고 2년이고 계속된다면 사람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죽어버리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썼던 글이었다. 권태란 올림포스의 신들도 어쩌지 못할 몹쓸 것이 아니던가.

이 영화는 권태와 싸워보려한 한 가련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비극이다. 비극이란 무엇인가? 비극이란 감당하기 힘든 역경과 감히 그 역경을 초월하려 하는-그러나 결코 초월할 수 없는- 인간이 교차하는 이야기이다.

여자가 절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술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아니면 이런 수술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여자는 이미 생겨나버린, 그러나 결코 죽일 수 없는 자신의 또다른 이미지 때문에 절망했던 것이 아닐런지. 여자를 가장 괴롭힌 것은 남자의 머리 속에 있는 예전 자신의 이미지였다. 사진은 없애도 이미지는 없어지지 않고 사람은 죽어도 이미지는 죽지 않는다. 이 이미지야말로 좀비가 아닐까. 결코 죽지 않고 무한복제되는...

어쨌든 실체 아닌 이미지에만 매달려 병든 숫캐마냥 헉헉거리며 달리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란 말인가!

김기덕 감독은 일상에서의 문제점을 하나 포착하면 그걸 비현실적이다 싶을만치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표현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 괴물 관련한 발언 역시 그런 식의 의도된 바가 아니었을까. 그는 오래 전에 컷 없이 실제 상황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는 방식의 이란 실험영화를 찍었었다. 혹시 이번에 아무도 모르게 를 찍으셨던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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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9월9일, 스폰지하우스,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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