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별로야! 솔직히 좀...싫지. 공주병이잖아!
난 사실 곱게 자랐고 공부도 잘 한 편이었고 인물도 빠지지 않아서
남자들이 좀 따랐는데 세상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어. 그래서
난 반항했지. 하지만 그건 단순히 반항이었어. 난 사실
어쩔 수 없이 이쪽 세계의 사람이었던거야...라는 투로 잔뜩
부풀려 말하고 있는 것 같잖아."
주로 사람들한테 공지영에 대한 감상을 얘기할 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아마 일종의 질투심이 깔려 있는 것일테다.
이쁜 여자가, 공부도 잘 했고, 심지어 가열찬 투쟁의 기억까지 소유한 그 여자가 글을 제법 쓸 뿐만 아니라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또한 그녀는 은근히 섹시하기까지 하다...
그런 그녀에 대한 내 생각이 조금씩 바뀐 것은
그녀의 '수도원 기행'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부터다.
아! 그녀가 결혼이라는 강을 세번이나 건너면서
많이 변했구나 싶어졌고
또 하나님을 만나면서 자기 연민에서 많이 벗어난 기분도 들었다.
그리고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
곧 영화로 만들어진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유정 역할을 이나영이 해서 좀 에러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 생각에 유정은 이나영보다 더 나이가 들었고 좀 더 섹시하고 반항적인 느낌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네이버 검색을 통해 접한 이나영의 유정은 아주 놀랍게도 공지영을 무척 많이 닮아있었다.
이나영이 공지영을 닮았구나 싶었다...
뭐, 그렇다면 괜찮지도 않을까나 싶어지는 것이...뭐...
결론은 아직 나는 공지영처럼 양쪽 세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가엽고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결국 그들이 세월과 함께 흘러흘러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 또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한 쪽 세계에 대한 조사와 이를 대면하고자 했던, 도망가지 않고 대면하고자 했던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공지영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 공주병 맞아. 때론 위악적이고, 때론 위선적이지. 그런데 좀 그러면 안되나? 나도 노력한다구! 나도 내가 살지 않은, 다른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고 그것과 대면하려 노력하고 그래서 오늘도 이 버거운 주제를 끌어안고 글을 쓰고 있다고."
적어도 그녀의 그 말은 솔직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인정하기로 했다.
"공지영이 좀 변한 것 같아. 이제 그 사뭇 난 너무 슬퍼서 괴로워라는 표정을, 그 과장된 포즈를 벗어버린 느낌이랄까. 나름 진솔해진 것도 같아."
오늘은 기나긴 기도를 드리고 싶어진다.
나 역시 경험하지 않았고, 살고 있지 않고, 살고 싶지 않은 다른 세계에서 외롭고 고통스럽게 분노를 곱씹으며 살고 있을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아이들을 위해 내가 오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로서 무엇을 해야할지 가르쳐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